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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비 부담’ 대학생들 “자취 포기, 장거리 통학”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대학교에 다니는 박범준(27ㆍ가명) 씨는 다가오는 새학기를 앞두고 학교 근처 자취방을 정리하고 경기도 일산에 있는 본가로 들어갔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 “더이상 부모님에게 월세와 생활비를 받아 쓸 염치가 없다”고 말하는 박 씨는 학교까지 왕복 3시간이 넘는 거리를 통학할 예정이다.

박 씨는 “저렴한 집을 찾아 학교 근처 산 꼭대기에 공용 화장실을 쓰는 월세 35만원의 열악한 방에 살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경쟁이 치열했고, 통학에 들어가는 교통비에 비하면 월세도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서 올라온 한 친구는 5년전 보증금 500에 월세 45만원으로 시작한 집이 1000/60까지 올랐다. 아르바이트로 월세를 충당하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일하는 데 시간을 많이 뺏기다보니 취업 준비가 소홀해질까 걱정이 많더라”고 했다.


#.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K대학교 4학년인 김민철(25ㆍ가명) 씨도 자취방을 정리하고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본가로 들어갔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김 씨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방을 구해 자취를 해왔지만 난방비부터 전기세, 인터넷비까지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아 결국 왕복 4시간이 걸리는 통학을 선택한 것이다.

김 씨는 “월세가 점점 오르는 분위기라 시간을 좀 뺏기더라도 통학이 낫다고 생각했다”면서 “주변에 장거리 통학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아침 저녁으로 버스나 전철 안에서 과제나 시험 공부까지 다 하더라”고 말했다.

비싼 등록금에 쌓여가는 학자금대출, 최악의 취업난 속에 시름하는 대학생들이 전월세값 상승까지 겹치며 다중고를 겪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룸메이트를 구해 살거나 학교와 조금 멀더라도 저렴한 지역으로 자취방을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편 지난달 말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실시한 ‘대학생 원룸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원룸 세입자 대학생들은 월세 보증금으로 평균 1418만원을, 월세로 평균 42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1~50만원의 월세 부담자는 전체의 24.1%, 50만원이 넘는 월세를 내는 학생도 19.3%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취를 하는 학생들의 78.9%는 월세를 부모가 부담하고 있었고, 17.8%만이 아르바이트 등 본인 소득으로 월세를 충당했다.

조사 대학생의 72.2%는 대학가의 전ㆍ월세비용 수준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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