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억만장자’로 불리는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ㆍ64) 버진 그룹 회장은 ‘기행(紀行)’으로 유명하다. 열기구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고, 요트로 대서양 횡단을 시도하는 등 각종 탐험을 즐기는 부호다.
특히 섬을 사들여 거기서 각종 수상 스포츠도 즐긴다. 이같은 휴양지 섬 수집과 수상스포츠는 단순히 취미로만 그치지 않고 그의 사업으로도 연결된다. 민간 우주여행과 항공, 헬스케어 등의 각종 사업을 진행 중인 버진 그룹은 최근 유람선(크루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크루즈 사업에는 브랜슨 회장의 그간 섬 운영과 수상스포츠, 탐험 경험이 반영됐다.
카이트 서핑을 즐기는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버진 그룹 회장(게티이미지) |
브랜슨 회장은 카리브해 휴양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넥커 섬’(Necker Island)을 갖고 있다. 넥커 섬은 브랜슨 회장이 28세 때인 1978년 18만파운드(30만8358달러)에 사들였다. 그는 29만9460㎡ 규모의 이 섬을 개인 휴양시설 겸 리조트로 꾸몄다. 발리 식(式) 별채 6개 동으로 구성된 리조트는 한 번에 손님 28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섬을 통째로 빌리려면 하루에 5만달러(한화 약 5600만원) 정도가 든다.
스티븐 스필버그 등 명사들의 단골 휴양지로도 유명하며 2007년에는 이곳에서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의 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
넥커섬에서는 수상스키와 스쿠버 다이빙 등 각종 수상 스포츠가 가능하다. 브랜슨 회장은 이 섬에서 대형 연을 조종하면서 바람을 이용해 서핑보드를 타는 ‘카이트 서핑’을 자주 즐긴다.
수중항공기 ‘네커 님프’(Necker Nymph) |
특히 브랜슨은 슈퍼리치를 위한 오락거리인 수중항공기 ‘네커 님프’(Necker Nymph)를 타고 수중을 비행한다. 한 번에 3명이 탈 수 있는 네커님프는 전투기 제트엔진 기술이 적용돼 간단한 조작으로 수심 130피트(39.6m)까지 수중 비행할 수 있다. ‘호크스 오션 테크놀로지’(Hawkes Ocean Technologies)에서 제작한 네커님프의 대당 가격은 66만3000달러다.
일반인도 네커섬을 방문해 간단한 스쿠버 다이빙 교육을 받은 뒤 네커님프를 일주일간 2만5000달러에 대여할 수 있다.
소형 잠수함 ‘버진 오셔닉(Virgin Oceanic)을 탄 브랜슨 회장 |
브랜슨은 수심이 깊은 심해 지역의 경우에는 자신이 소유한 1인승 소형 잠수함을 타고 탐험한다. 길이 5.5m의 소형 잠수함 ‘버진 오셔닉’(Virgin Oceanic)은 수심 11㎞까지 잠수할 수 있으며 동력이 없는 상태에서도 해저에서 24시간 동안 견딜 수 있다.
브랜슨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메이크피스 섬(The Makepeace Island) |
브랜슨 회장은 2003년에는 호주 퀸즐랜드의 휴양지인 누사 인근에 위치한 ‘메이크피스 섬’(The Makepeace Island)을 매입했다. 하트 모양의 이 섬에는 산호초 수영장과 레스토랑, 스파 시설 및 테니스 코트 등이 있다. 이 섬에 가기 위해서는 보트를 이용해야 하며 하루 숙박 비용은 8000달러다.
브랜슨은 2007년에는 카리브해 버진 고르다섬 인근 모스키토 섬(Moskito Island)을 1000만달러에 매입하기도 했다.
선천적 난독증으로 고생했던 브랜슨은 고교를 중퇴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일찌감치 창업에 뛰어들었다. 비록 재무제표도 읽지 못했지만 항공,철도, 레저, 스포츠, 금융, 의료, 우주여행 사업 등 여러 사업에 도전한 끝에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브랜슨 회장의 개인 보유자산은 48억달러로 평가된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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