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국내연구진이 심각한 정신질환인 정신분열증의 발생원인을 규명했다. 경희대 약학대학 류종훈 교수와 의과대학 윤태영 교수 연구팀은 23일 면역계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톨-유사 수용체-2(Toll-like receptor-2)가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질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에 지난 17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톨-유사 수용체-2’ 유전자가 결손된 동물이 정신분열증 환자와 유사한 행동학적, 조직학적 변화를 보임을 관찰했고, 이러한 증상이 항정신병 약물에 의해 억제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톨-유사 수용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 속에 침투하였을 때, 이를 인식하여 방어인자를 생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특히 후천성 면역계(innate immunity)의 최첨병 역할을 한다. 그 동안 ‘톨-유사 수용체’가 면역계의 활성에 미치는 영향은 많이 연구되어 왔으나, 중추신경계 특히 정신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된 바 없다. 또한 ‘톨-유사 수용체-2’를 결손한 동물이 정신분열증 환자의 양성증상(환각, 망상, 과행동), 음성증상(사회성 결여, 공격성), 인지장애와 유사한 행동을 나타냄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동물의 뇌에서 뇌실의 증가, 세포사멸의 증가 등이 관찰되었다. 결국 ‘톨-유사 수용체-2’의 결손으로 인한 변화는 Akt 및 GSK-3이라는 단백질의 과인산화를 매개로 하며, 이러한 작용은 항정신병약물에 의해 억제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앞으로 정신질환 특히 정신분열증의 원인 규명 및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면역계와 정신계가 연결되어 있고, ‘톨-유사 수용체-2’가 이를 매개한다는 것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연구결과의 의미가 크다. 또한 ‘톨-유사 수용체-2’ 결손 동물을 이용한 새로운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 방법 제시를 통해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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