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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안충호의 '앱' 스토리] 성공을 부르는 창조의 고통
최근 페이팔의 창업자로 실리콘밸리에 '페이팔 마피아'를 만들어낸 피터틸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예로 들며 '경쟁하지마라, 독점하라' 라는 책을 써 아마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런데, 10여 년 전엔 김위찬 교수의 '블루오션전략'이라는 책이 히트를 친 적이 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을 '레드오션'이라 칭하고 이 시장에서 벗어나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론이었다. 이어 세스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 라는 책이 뒤를 이었다. '태양의 써커스'를 예로 들며, 좀 더 크거나, 좀 더 건강한 소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완전히 새로운 '보라빛 소'가 나오면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마케팅의 바이블'이라 불리우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라는 책에는 '시장 선점의 법칙'이 나온다. 새로운 시장을 생성하고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타이틀을 바꾸고, 사례를 바꾸어 가며 무언가 새로운 이론처럼 등장을 하지만, 이들 모두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경쟁자가 없는 시장의 주인이 되어라.'
이 뻔한 이야기가 주기적으로 새로운 타이틀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는 것은 '새로운 것'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고, 비즈니스의 적용에 있어서는 타협적이 되기 때문인 것 같다.
개발자들로부터 새롭게 개발한 게임 또는 앱이 어떤지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문의를 자주 받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솔직히 말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더 많다. 그 어떤 부모도 "그냥 다른 아기들하고 비슷한데요?" 내지는 "너무 못생겼네요" 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기분이 좋을 수 없다는 것을 아기의 아빠로서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하면 할수록 재미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UI, UX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라는 이야기는 "아이 라이크 언 애플~!" 을 외치는 아이를 보며 이 아이가 영어에 소질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100% 공감이 되지만 어딘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태양의 서커스가 새로웠던 건 다른 서커스보다 조금 더 재미있어서가 아니었고, 페이팔의 성공은 조금 더 편리해서가 아니었다.
서태지가 창조의 고통을 호소하며 은퇴를 했던 것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향상이 아닌 창조를 이루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인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림만 바뀐 카드게임과 캐릭터만 바뀐 런닝게임, 텃밭만 바뀐 농장게임을 만드는 노력을 세상에 없던 새로움을 위해 한번쯤은 쏟아 부어보는 것도 좋겠다. 마케팅에 대한 걱정이 깨끗이 사라지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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