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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역 앞 싱크홀, 사고원인은 지하수 유출?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서울 용산역 앞 공사장 보도함몰(싱크홀) 사고와 관련,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한달전 지하수 양을 조절하기 위해 유도 배수를 실시하는 등 보수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공사장 주변 도로와 보도를 대상으로 지반조사도 실시했지만 이번 보도함몰 사고는 막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지하수 유출과 함께 노후 하수관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용산역 앞 용산푸르지오 써밋 공사 현장에서 평소보다 지하수 유출이 많아지자 유도 배수를 실시하고 그라우팅(누수 방지 작업)을 진행했다. 또 지하수 유출로 인한 싱크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변 도로와 보도에 지반조사도 실시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싱크홀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지하수 유출 및 후속 조치와 관련해 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은 지난 5일 ‘흙막이 벽체의 누수대책 검토 의견서’를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보도함몰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선 시공사의 후속 조치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 문제가 생기면 주변 지반이 변하는데 시공사 측이 도로표면이 갈라졌다든지 눈에 보이는 조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현장조사에 참여한 민간 전문가들도 “지하수와 함께 토립자 유출이 지속되면서 세립분이 유실돼 동공이 발생했다”면서 “이것이 확대돼 도로 표면에 가까운 퇴적층까지 함몰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하수 유출이 지반 침하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도함몰 사고의 1차 책임이 대우건설에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서 조금만 신경 써서 GPR(지질투과레이더)업체를 불러 조사만 했어도 이번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면서 “보도가 함몰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이번 보도함몰 사고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우건설이 지난 5일 의견서를 제출했는데도 공사장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 예방을 위해 서울시 차원의 현장조사를 실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노후 하수관을 또다른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날 실시된 현장조사에서 한 민간 전문가는 “시공사의 책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지하수 유출 외에도 주변 하수관거의 노후화, 흙막이 공사 부실 등을 면밀히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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