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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묻은 머리카락만으로…범인 찾아낸다 (美 연구)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범죄 현장에 떨어진 머리카락은 범인을 검거하는데 중요한 단서다. 하지만 머리카락에 들어있는 DNA의 양이 부족하거나 머리카락에 모근이 붙어있지 않다면 머리카락에서 범인의 정보를 얻기 어렵다. 또 현장에서 수집된 머리카락으로 DNA를 감정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범죄 현장에서 피나 잉크 등이 묻은 머리카락 일부만 남아 있으면 짧은 시간 내에 범인의 신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라만분광법(SERS)을 기반으로 하는 관측 방법이다.

미국의 노스웨스턴 대학교 드미트리 쿠로우스키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표면을 강화한 분광 기술을 통해 분석하면 염색된 극소량의 머리카락만으로도 빠른 시간 안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를 머리카락에 쏘면 그 분자의 전자의 에너지준위의 차이만큼 에너지를 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반사하는 레이저 빛의 각도와 패턴으로 분자의 종류를 알아낼 수 있다. 다시 말해 범죄 현장에서 피, 잉크, 폭발물 등에 의해 인공적으로 머리카락이 염색되면 이 머리카락에서 반사되는 레이저의 빛의 패턴이 독특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머리카락이 무엇으로 염색됐는지 또 염색이 되는 시점의 온도는 어느 정도였는지 정밀하게 관측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피에 물든 머리카락에 레이저를 쏘면 반사된 빛이 만들어내는 패턴이 매우 특이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머리카락 한 올의 일부분만 가지고도 측정이 가능하고, 머리카락을 훼손시키지 않은 채 빠른 시간 안에 신원을 확인해낼 수도 있다. 연구진은 “극소량의 머리카락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아주 빠른 시간 안에 범인의 신원을 파악해낼 수 있다”며 “범인을 찾아내는 중요한 과학 수사 기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학회(ACS)가 발간하는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에 최근 게재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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