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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세계 최고가 그림 자리바뀜...달아오르는 세계 미술시장
세계 미술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이 폴 세잔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타이틀을 가져온 것이다.

영국 가디언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고갱의 1892년작 ‘언제 결혼하니?(Nafea Faa Ipoipo: When Will You Marry?)’가 개인 거래를 통해 3억달러(약 3천272억원)에 판매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역대 세계 미술품 거래를 통틀어 최고가 그림이었던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2억5000만달러ㆍ약 2760억원)보다 5000만달러나 비싼 금액이다.

폴 고갱의 ‘언제 결혼하니?’

세계 미술 시장이 연초부터 잇단 신기록을 내놓고 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미국 등 서구권에서 그림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술 경매회사들의 명품 경쟁이 더해져 컬렉터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은=종전 최고가 그림인 세잔의 ‘카드놀이…’를 갖고 있던 소장자는 셰이크 알 마야사(Sheikha Al-Mayassaㆍ32) 카타르 공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2억5000만달러에 이 그림을 구매해 소장하고 있다. 알 마야사는 세계 파워 컬렉터 10인에 꼽히는 인물이다. 이 기록을 깬 컬렉터 역시 카타르 왕가로 추정되고 있다. 카타르 왕가는 마크 로스코, 로이 리히텐슈타인, 프랜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제프 쿤스 등 점당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서슴없이 구매하며 세계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폴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세계 넘버 1 타이틀은 뺏겼어도 세잔의 작품은 여전히 수백억원대에 팔리고 있는 블루칩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런던 크리스티 ‘인상파 근대미술’ 경매에서 세잔의 풍경화 한 점이 2050만달러(약 223억원)에 낙찰됐다. ‘레스타크에서 본 풍경과 디프 성채’(Vue sur L‘Estaque et le Chateau d’lf)는 세잔이 프랑스 남부 소도시인 레스타크에서 1883∼1885년쯤에 그린 작품이다. 1936년 런던 미술협회 창립자인 사뮈엘 쿠르토가 소장한 이후 한 번도 경매에 나오지 않았던 희귀 작품이다.

현재까지 경매를 통해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1억4240만달러ㆍ약 1570억원)다. 

 마크 로스코의 ‘화이트 센터’. 

▶세계에서 가장 작품값 비싼 생존 작가는=그런가 하면 지난 10일 런던에서 열린 소더비(Sotheby‘s)의 현대미술 이브닝 경매에서는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회화 작품이 4630만달러(약 513억6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리히터는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와 함께 세계 미술계에서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생존작가 중 한 명이다. 현재까지 생존작가 작품 중 최고가는 쿤스의 ‘풍선개(Balloon Dog, orange)’ 조각. 쿤스의 오렌지색 풍선개는 2013년 11월 크리스티를 통해 5840만달러(약 643억원)에 팔렸으며 아직까지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를 통해 신흥 갑부들이 고가 예술품 구매에 나서면서 글로벌 예술품 경매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각각 84억달러와 6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양 쪽 회사 모두 설립 후 최고 실적이다.

▶세계 2위 미술시장 중국은?=서구권 미술시장의 호황과 달리 미술시장 G2인 중국은 올 한해 ‘조정’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정책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중국 미술품의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른 데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별다른 이슈가 없는 한 올 한해 중국시장은 횡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시장에 대한 균형감각이 있는 대만, 싱가포르 등 범중화권 컬렉터들이 중국의 현대 미술품을 팔아 치우고 한국이나 동남아 미술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현대미술이 중국에 비해 예술적인 성취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가격면에서 여전히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화는 지난 10일 런던 소더비에서 약 513억원에 팔렸다.

반면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중국 미술 시장이 정치적인 이유로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우려할 만큼 인위적으로 재조정 될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고 말했다. 중국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게 된 이후 10여년이 흘렀고, 그에 걸맞게 시스템도 점차 안정화됐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서구권에 버금가는 중국 경매회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홍콩 이외에도 상하이, 베이징 등 경제특구를 통해 중화권 미술 유통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중국의 (미술정보 사이트) 아트론 역시 방대하고 체계적인 미술 데이터베이스를 갖추면서 프랑스의 아트프라이스를 능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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