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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홀ㆍ바스키아…현대미술 거장들의 원래 직업은?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2014 FW 생로랑 파리 컬렉션.

수석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은 미국 개념미술의 거장 존 발데사리(Baldessari)에게서 영감을 받은 요소들로 런웨이를 채웠다.

2년전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은 일본을 대표하는 팝아티스트 쿠사아 야요이의 도트 무늬를 가방, 의상, 악세사리에 이어 윈도우 디스플레이까지 차용한 바 있다.

패션업계가 현대미술 거장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예술적 아우라를 덧입히는 작업은 이미 오래된 마케팅 기법이 됐다. 
헬무트 랭이 지난 1월 스페론웨스트워터 갤러리 개인전에서 선보인 조각 작품.

그런데 역으로 현대미술 거장들이 젊은 시절 패션업계에 종사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인터넷 미술 매체 아트넷(Artnet)은 최근 보도를 통해 거장의 반열에 오르기 전 패션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은 현대미술가들을 소개했다. 그들의 시작은 그래픽 아티스트였거나, 패션 잡지 디자이너, 모델, 혹은 의상 디자이너였다.

팝아트의 아버지 앤디 워홀(Andy Warho)은 1950년대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에서 막내 일러스트레이터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상업 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워홀은 작업의 한계에 직면하고 32세가 되던 1960년 미술가로 길을 걷게 된다.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는 고등학교 이후 ‘독립’을 선언하고 브룩클린에서 언더그라운드 화가로 활동했다. 1980년대 핸드페인팅한 티셔츠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낙서화가’ 바스키아의 신표현주의(Neo Expressionism) 회화는 이제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수천만달러에 거래되는 보물이 됐다.

추상적인 ‘레인(Rain) 페인팅’으로 유명한 미국의 20대 신진 작가 루시엔 스미스(Lucien Smith)도 패션업계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뉴욕 쿠퍼유니온(The Cooper Union)을 졸업한 이후 스미스는 애론 본다로프(Aaron Bondaroff), 제프 스테이플(Jeff Staple), 그리고 스트리트패션 브랜드 ‘슈프림(Sepreme)’의 창업자인 제임스 자비아(James Jebbia) 등과 어울리며 친분을 쌓았다. 최근 시장에 작품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는 이 새내기 작가는 미술계가 주목하기 이전 슈프림 룩북에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 ‘컬트적인’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은 ‘바스키아 스웨트셔츠’와 같은 한정판 아이템으로 패션피플을 줄서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뉴저지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는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후 마드모아젤(Mademoiselle) 잡지, 콘데나스트(Condé Nast) 출판사 등에서 그래픽아티스트와 에디터로 활동한 바 있다. 크루거는 잡지나 브로셔에서 골라낸 표어나 타이포그래피 등을 결합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업을 주로 선보였던 작가다. 슈프림은 붉은 색과 흰색을 이용한 크루거의 아이코닉한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하면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타이틀을 내려 놓고 ‘꿈’을 찾아 아티스트로 전업한 이도 있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헬무트 랭(Helmut Lang)은 캘빈 클라인, 질 샌더 등과 함께 1990년대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1970년대부터 웨이터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1977년 브랜드를 설립하고, 이듬해 첫 기성복을 발표했다. 2005년 은퇴를 선언한 지금은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월초 랭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스페론웨스트워터(Sperone Westwater) 갤러리에서 자신의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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