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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범의 아! 車!]페라리도, 애스턴마틴도 압도한 車, 재규어 E-타입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포르쉐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빨간색 스포츠카의 상징이 된 페라리의 모델들? 파르테논 신전을 모티브로 한 아름다운 그릴의 롤스로이스? 저마다 떠올리시는 브랜드와 모델들이 있을 법 합니다.

하지만 이론을 제기할 수 없는 하나의 모델이 있죠. 이 차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라고 공인한 이가 다름아닌 페라리의 창립자인 ’엔쵸 페라리‘입니다.

바로 재규어가 60년대에 만든 스포츠카 E-타입(TYPE)입니다.

1961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이 차가 처음 공개되자 사람들은 찬사를 내놓기에 바빴습니다.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아름다운 곡선미와 이를 넘치지 않게 잡은 균형미는 당대의 투박했던 차들과는 차원이 다른 별종이었기 때문이죠.

너무나 매혹적이다보니 혹자들은 “여자들을 꼬시기 위한 차”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차를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차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E-타입의 미학(美學)에는 이 차의 본질인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공학(工學)이 적용됐기 때문이죠.

유려한 곡선은 공기역학적 디자인의 산물인데요.

이 차를 디자인한 ‘말콤 세이어’는 뛰어난 자동차 디자이너이자 공기역학 전문가였습니다.

그는 속도와 주행 안정성을 함께 만족하는 디자인에 높은 가치를 줬고 이것이 유선형의 차체 디자인을 E-타입에 적용시킨 이유죠. 



차량 자체의 성능도 놀라웠습니다.

2인승 쿠페와 컨버터블의 두 모델로 출시된 E-타입은 3.8ℓ XK엔진을 장착하고 최대출력 265마력을 자랑하는 괴물이었습니다.

여기에 시속 100㎞까지 불과 7.1초, 최고속도 240㎞/h를 달성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라는 평가도 받았죠.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름다운 슈퍼카이니만큼 가격도 엄청나게 비싼, 그들만의 차가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텐데요.

이 차의 가장 놀라운 점은 7만대 이상이 판매된 유럽 최초의 대량 생산 스포츠카라는 점입니다.

비슷한 성능을 가졌던 페라리, 애스턴마틴 등 경쟁차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2100파운드)이 장점이었죠.

61년 출시 후 판매가 중단된 74년까지 총 7만2520대가 팔렸고 이중 80% 이상이 미국으로 판매되며 스포츠카의 대중화에 선구자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E-타입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재규어는 재규어 E-타입의 경량 버전을 부활시키는데요.

E-타입의 경주용 버전이었던 이 차는 1963년 18대의 생산 계획을 밝혔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단 12대만이 제작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재규어는 나머지 6대의 약속을 50년만에 지킨 것이죠.

여기에 E-타입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스포츠카도 재탄생됩니다.

바로 2012년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F-타입이죠.

E-타입의 가치인 균형잡인 곡선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F-타입은 그의 선조가 그랬듯이 아름답고도 뛰어난 성능의 스포츠카로 현재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명차의 가치를 과거의 것으로 남기는 것이 아닌, 현재에 부활시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재규어의 행보가 계속되길 바랍니다.

한편 언젠가는 우리 국산차 업계에서도 이런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는 날이 오기도 바랍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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