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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매일 100만달러씩 써도 버핏 201년…시간으로 본 슈퍼리치들의 부의 크기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민상식 기자]자본주의 사회에서 시간의 경제적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부가가치의 생산’ 측면에서 보면 아무일도 안하는 아이의 1분과, 거대 글로벌 기업 총수의 1분의 가치가 같을 리 없다. 기업가들이 회사를 세워 직원을 모집하는 것도 어찌보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사는 것이다. 부족한 시간을 타인의 시간으로 채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정점에 올라서 있는 슈퍼리치들의 시간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후룬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부호 빅 3인 ‘빌 게이츠ㆍ워런 버핏ㆍ카를로스 슬림’의 총 재산은 지난 한 해 동안 520억 달러, 우리돈 56조6280억원이 늘어났다. 평가액이지만 이들 세명이 지난해 평균, 분당 1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격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3만2412달러였다. 한국의 평범한 직장인 3명이 1년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이들 세명은 단 1분만에 벌어들였다는 의미다. 정확히 말하면 이들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올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슈퍼리치들이 보유한 막대한 재산이 일반인의 관점과 시간에서 보면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국제 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지난해, 세계의 빌리어네어들이 매일 100만달러씩 쓴다면 재산을 다 쓰는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분석한 바 있다. 

같은 기준으로 세계 부호들의 현재 자산에 대입해 다시 계산해 보면 재밌는 결과가 나온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현재 재산은 786억 달러 정도다. 그가 매일 100만 달러, 우리돈 11억원 정도씩 쓴다면, 재산을 다 소비하는 데는 무려 215.6년이 걸린다. 당장 시작해도 2230년에서야 소진된다. 대당 100만 달러에 달하는 슈퍼카 ‘람보르기니’를 매일 한 대씩 구매하면, 215년 후 8만대를 소유하게 된다. 같은 기준을 대입해보면 워런 버핏(732억 달러)은 200.5년, 카를로스 슬림(709억 달러)은 194.2년이 걸린다. 


더 놀랄 만한 부호 가족들도 있다. 미국 최고 부호인 월튼 가문의 크리스티, 짐, 앨리스, 롭슨 남매의 재산을 합하면 1595억 달러. 이를 다 쓰는데는 436.9년이 필요하다. 당첨금 11억원의 ‘로또 1등’에 매일 당첨되는 행운을 437년 동안 누려야 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최고 부호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재산 117억달러는 적어 보인다. 하루 100만달러씩 쓸 때 32년이 걸린다. 


다른 각도에서도 슈퍼리치의 시간 가치를 볼 수 있다. 예컨대 카를로스 슬림의 조국인 멕시코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IMF 기준으로 1만836달러다. 그의 재산 709억 달러의 654만3000배다. 멕시코인 654만명이 1년 동안 일하는 가치가 슬림의 재산과 맞먹는다. 

같은 기준으로 각국 최고 부자들을 살펴보면 인도 최고의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재산은 인도인 1273만여명, 중국 최고 부호인 왕젠린 다롄완다 그룹 회장의 재산은 중국인 293만1854명의 1년 노동 가치를 지닌다. 


부자나라는 조금 다르다.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의 재산은 홍콩인 90여만명이 1년간 생산하는 부가가치와 같다. 릴리안 베탕쿠르 로레알 그룹 상속자의 재산은 프랑스인 86만여명, 호주 최고 거부인 지나 라인하트 핸콕 프로스펙팅 회장의 재산은 자국민 19만7000여명의 1년치 노동의 가치와 비슷하다. 이건희 회장의 재산 117억 달러는 국민 45만여명의 지난해 소득과 거의 같다. 그만큼 빌리어네어들의 하루하루가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슈퍼리치들의 부는 일반인들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개인이 수십 년에서 평생에 걸쳐 벌어야 할지 모를 돈을 불과 몇분 만에 벌어들이는 그들에게 호감을 갖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그저 운만 좋아 큰 재산을 손에 넣은 것만은 아니다. 상속형 부자들도 있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하루하루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 때 이들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도전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부를 이룬 이들도 많다. 창업자ㆍ관리자ㆍ사업가로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시대가 변하면서 초거부들의 탄생과 성장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워런 버핏의 재산이 2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데는 27년11개월이 걸렸지만, 페이스북의 젊은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8년1개월에 불과했다. 하루에 평균 660만 달러씩 불어난 셈이다. 서울시내 직장인이 전용 85㎡의 전셋집을 마련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8년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은 아이디어와 도전이 중시되는 IT산업에서 두드러진다.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200억 달러를 손에 쥐는 데 8년 10개월이 걸렸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를 상장한 마윈 역시 창업 후 15년7개월 만에 200억 달러의 거부가 됐다. 


이들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해 돈을 벌었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정보화 혁명을 기반으로 한 경제체제 변화ㆍ규제완화ㆍ세계화ㆍ금융 글로벌화 등의 영향으로 괜찮은 IT 아이템에는 많은 돈이 몰려들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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