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링은 1951년 영국왕립협회 회원 선출, 대영제국훈장 수훈 등 업적과 공을 인정받았으나, 1952년 동성애자로 알려지고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불운하게 생을 마감했다. 이후 스티븐 호킹 등이 청원해 2009년 고든 브라운 총리의 사과, 201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특별사면 등 명예회복의 과정을 밟았다. 튜링은 영미권에서는 위대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1999년 타임지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100명의 인물’로 뽑았고, 2002년 BBC 여론조사에서도 ‘100명의 위대한 영국인’에 선정됐다. 2011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영국 의회 연설 중 튜링을 영국의 대표 과학자로 언급했다.
제목 ‘이미테이션게임’은 ‘튜링 테스트’라고도 불린다. 기계(컴퓨터)가 지능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테스트다. 이 테스트는 오늘날 인공지능 연구의 초석이 됐다.
저자 앤드루 호지스는 튜링을 오랫동안 집요하게 연구해온 학자(옥스퍼드대 교수)로, 방대한 조사와 인터뷰로 “이제까지 나온 것 중 최고의 과학 전기”(뉴요커)라는 역작을 냈다.
김필수 기자/pils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