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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하늘 누비는 드론…새와 공존할까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군사적 목적에서 개발이 시작된 드론(무인항공기)이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드넓은 농작물을 관리하고 피자를 배달하는 등 드론의 상업적인 이용 가치가 부각되면서 민간의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죠.

그런데 우리의 실생활을 점점 파고드는 드론이 하늘을 누비는 새들에게는 어떤 존재일까요. 새들의 눈에서는 드론이 하늘 위의 무법자가 아닐까요. 과연 새들에게 드론은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일까요,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또 다른 존재일까요.

하늘을 나는 드론(무인항공기)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기 위해 최근 바이올로지레터(Biology Letter)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소개하겠습니다. “새와 드론이 공존하는 윤리적 기준을 만들겠다”는 뜻에서 팔을 걷어부친 과학자들이 이와 관련된 실험을 했기 때문이죠. 연구진은 드론이 청둥오리, 홍학, 청다리도요를 향해 비행할 때 새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 지 관찰했습니다.

우선 연구진은 검은색부터 흰색, 파란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상의 드론이 새를 향해 비행하도록 조종했습니다. 드론의 속도는 초당 2m, 4m, 6m, 8m로 변화시켰고 각도도 20도, 30도, 60도로 바꿔가며 비행시켰습니다. 보다 정확한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 200번 드론이 새를 향해 비행하도록 했죠.

그 결과 드론의 속도와 색은 새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드론이 비행하는 데도 새들이 드론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드론이 가까이 다가와도 새들은 가던 방향 그대로 하늘을 날았죠. 드론을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각도에 있어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드론이 새를 향해 90도로 떨어지자 새들은 모두 드론을 피해 멀리 도망가버렸습니다. 20도, 30도, 60도, 90도로 비행하는 경우에는 새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말이죠. 

다양한 색상의 드론을 각기 다른 속도와 각도에서 새를 향해 비행시켰다. 새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이같은 실험 결과에 대해 일각에선 드론의 무한한 미래를 장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일부 새들이 드론을 먹잇감으로 생각해 공격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새들에게 드론은 그다지 두려운 존재가 아닐거라고 말합니다.

반면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언젠가 새들은 드론을 발견하지 못하는 데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게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 결과 새들의 심박수가 빨라지거나 과다하게 아드레날린이 분출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비행기에 새가 부딪혀 일어나는 사고를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라고 합니다. 조만간 드론과 새가 부딪혀 일어나는 사고까지 일컫는 단어가 될 지도.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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