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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음사 박맹호 회장…“내 나이 80, 다 뿌리고 가겠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한수산의 ‘부초’,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로 이어지는 거장들을 출현시키며 지난 40년간 한국문학에 동력을 제공해온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상’ 이 전면 개편된다.

기존의 공모제를 폐지하고 독자가 참여하는 선정방식으로 바뀐다. 즉 한해동안 출간된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50여명의 다양한 분야의 심사위원을 통해 걸러진 작품을 독자들의 선택이 더해져 최종 선정되는 방식이다. 작품은 출판사의 규모나 작가의 경력, 작품의 쟝르를 가리지 않고 한해 동안 출간된 모든 소설이 대상이다.

박맹호 민음사 회장은 3일 정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문학이 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일본
문학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영화 ‘국제시장’처럼 한국문학이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문학을만들어 보려고 한다”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민음사)

이번 개편의 핵심은 작품선정의 진행과정을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을 통해 공개하며 독자를 참여시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문학상 선정과정을 일종의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독자들이 즐기고 관심을 나누는 축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대상 작품을 전년 6월 1일부터 당해 5월31일까지 출간된 모든 한국소설로 넓혔다. SF추리 등의 장르문학도 대상이다.심사과정은 우선 추천위원단 50명이 개인당 3작품을 평과 함께 추천한다. 추천위원단은 종래 작가와 평론가 중심에서 벗어나 기자, 서점관계자, 출판편집자, 문화예술인, 독자 등으로 구성된다.

추천위원이 1차 후보작 20~30종을 선정,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 공개한 뒤, ‘오늘의 작가상’ 운영위원회가 위촉한 5~7인 선정위원단의 심사(80%)와 독자 설문(20%)을 합산해 최종 10작품을 본심에 올린다. 10종의 작품은 약 1달여 심사기간을 갖고 이 과정에 작가 인터뷰가 알라딘을 통해 공개된다. 또 계간지 ‘세계의 문학’을 통해 각 작가의 작품론과 서평을 담는다.

최종 수상작은 매해 8월에 발표하며 수상자에게는 상금대신 창작지원금 2000만원이 수여된다.

오늘의 작가상’을 함께 진행하는 알라딘 조유식 대표는 “기존에 출간된 단행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민음사에게는 돌아가는이득이 별로 없다”며, ”그럼에도 전체 판이 커지면 다 좋아질 것이라는 박맹호회장의 뜻이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박맹호 회장은 다양한 쟝르의 소설을 대상으로 독자참여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작품성의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대중성과 문학성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 출판계를 이끌어온 박 회장은 이어 “내 나이 80인데 ‘공수레 공수거’라고 다 뿌리고 가야겠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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