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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오덕] 가볍고, 가벼운 ‘LG 그램 14’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학생ㆍ직장인들이 노트북을 장만한다면 가벼워야 합니다. 장바구니에 넣을 품목의 최상위 라인업은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강력한 세 후보는 LG 그램, 삼성 센스 그리고 애플 맥북입니다. 오늘 리뷰의 주인공은 바로 ‘LG 그램 14’입니다. 얇은 베젤은 그대로 유지한 채 배터리 수명을 약 17% 늘렸습니다. 무게 980g, 두께는 13.4㎜에 불과합니다. 무게와 휴대성을 고려한다면 후보들을 가볍게 물리칠 정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셈입니다.


울트라북의 추세에 따라 각종 포트는 단순하게 구성됐습니다. 전송속도가 빠른 USB 3.0과 마이크로 SD 카드 삽입부를 갖추고 랜선은 어댑터로 대체했습니다. 여기에 제품의 분실을 방지하는 ‘켄싱턴락’을 채용했습니다. 심플한 커버 재질은 카본마그네슘을 채용해 내구성을 높이고 초경량을 실현했습니다. 전원을 넣으면면 상단에 LG마크가 빛나는 부분은 애플 맥북을 연상시킵니다.


디스플레이는 상하좌우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는 IPS 패널이 탑재됐습니다. 해상도는 풀HD(1920x1080). 색 정보가 없어야 할 흰 색은 희미한 노란 빛에 가깝습니다. 영화와 게임을 플레이 해보니 정확한 색을 표현한다기 보다는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LG PC계열에 탑재된 ‘리더 모드’는 침실에서나 어울릴 법한 갈색톤으로 화면 색감을 바꿔줍니다.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제공하는 반면, 태블릿과 다른 사용성 탓에 활용 빈도는 생각보다 낮았습니다.


그램은 울프슨(Wolfson)사의 스테레오 DAC를 품고 있습니다. 사운드는 다소 낮게 설정된 볼륨과는 다르게 꽤 풍성합니다. 최대볼륨과 서라운드, 저음 부스트 등 음장모드는 펑션키와 F8을 누르면 노출되는 사운드 옵션 창에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넷북과 고성능 노트북이 별도의 저음 스피커를 장착하는 것과 비교하면 간결하면서 최대의 효과를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능은 따로 언급을 하지 않아도 좋을만큼 탁월합니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문서작성과 서핑을 하기엔 남아돌 정도의 오버 사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한 그램은 4세대 인텔 코어 i5와 8기가 DDR3 램이 장착된 모델입니다. SSD 용량은 256GB로 업무나 학습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 높은 해상도로 인해 고성능 CPU는 멀티태스킹에 최적입니다. 기자가 사용하는 맥북의 낮은 해상도와는 다른, 넓은 테이블에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키보드의 키감은 경쾌한 반면 지나치게 가벼운 것이 아쉽습니다. 업무의 특성상 문서작성이 많아 키보드를 계속 누르는 과정을 반복했지만, 특별하게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습니다. 적응시간에 따른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부분입니다. 되레 최근 사용한 탭북듀오의 블루투스 키보드의 적당힌 쫀득한(?) 키감이 낫다고 판단됩니다. 키가 낮게 구성돼 있기 때문엔 반발력을 느낄 새도 없습니다. 디바이스 마니아들이 호평하는 구(舊) IBM 노트북 키보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가벼움이랄까요. 하지만 소음이 거의 없어 도서관, 강의실 등 조용한 곳에서는 어느 제품보다 적합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불만은 운영체제(OS)로부터 기인합니다. 탑재된 OS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8.1 64비트‘. 윈도우 10에서 시작 버튼 부활에 관심이 쏠릴 정도로 윈도우 메뉴바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상당 기간의 적응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앱을 구매할 수 있다곤 하지만 실제 쓰임새가 좋은 앱을 찾는 것도 쉽지 않죠. 또 윈도우 8.1에 특화된 데스크톱 부팅과 커버 오픈 부팅 등 그램만의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하지만 그 쓰임새에선 의문이 남습니다. 기자의 경우엔 모든 옵션을 꺼 둔 상태, 즉 날 것으로 사용하는 편이 더 나앗습니다. 윈도우8.1이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윈도우7을 설치해 사용하거나, 하반기 마이크로소프트가 무료로 업그레이드 하는 윈도우10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전 모델을 구매한 사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던 무선랜 오류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제품을 받자마자 느낀 답답한 무선랜 속도는 공유기 이상으로 밝혀졌습니다. 카페와 가정에서 사용하면서 끊기거나 느려지는 현상은 단 한번도 없었죠. 되레 와이파이 속도가 느린 환경에서도 빠른 프로세서로 인해 인터넷 환경은 더욱 쾌적했습니다.


팬 소음과 전력설계는 아쉽습니다. 구동해 본 게임은 스팀의 ‘스트랜디드 딥(Stranded Deep)’과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입니다. 비교적 고사양 성능이 필요하지 않아 그램의 그래픽칩인 ‘인텔 HD 5500’으로 충분히 돌리고도 남을 게임입니다. 플레이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팬이 2초 간격으로 돌아갔다 멈췄다를 반복합니다. 혹시나 싶어 전원을 끄거나 재부팅을 해도 마찬가지 입니다. 마치 파도소리처럼 계속 나는 팬 소리에 당황스러워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옵션 패널을 열어도 성능 균형 조절바만 있을 뿐 팬 조절바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OS의 문제 또는 냉각체계의 오류라는 추측만을 남기게 됐죠. 팬의 주기적인 소음은 전원을 넣어둔 채 두 시간이 가까워져서야 멈췄습니다. 


LG 그램 14의 가격은 코어 i3, i5, i7 탑재 모델에 따라 각각 151만원, 169만9000원, 209만원입니다. 각종 이벤트를 포함한 온라인 마켓의 할인쿠폰을 적용하면 매우 저렴한 값에 구입 가능합니다. 하지만 마냥 싸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최신 코어 i7을 탑재한 일반 노트북인 ’15.6인치 에이서 아스피어 V 15‘의 가격이 749.99달러(약 82만원), 코어 i5를 탑재한 애플 맥북 에어 13인치 모델의 가격이 149만원입니다. 여기에 레노버, 아수스 등 중국 제조사의 울트라북을 비교선상에 올린다면 고민은 더 깊어집니다. 물론 CPU 세대 차이와 램 크기, 소재, 무게까지 그램이 우위에 있지만, 선뜻 장바구니에 담기도 쉽지 않습니다. 


LG전자는 최근 ‘그램 14’가 출시 2주 만에 실구매 기준으로 400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램 13’의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30% 가량 높은 수치죠. 신학기를 맞아 급증한 판매량은 지난 3일 출시한 ‘그램 15’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바람은 LG전자의 소프트웨어 지원입니다. 팬 소음과 발열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울트라북의 좋은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맞이한 LG전자의 꾸준한 서비스를 기대합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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