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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소차 2025년까지 1만대 보급…한-일戰 치고 나간다
1억5000만원 수소차‘ 투싼ix’ 8500만원으로 인하…현대차의 승부수
디젤차 100만대 수소차로 교체땐
연 1조5000억 원유수입 대체효과
수소차, 현대-도요타 대결구도로 압축
현대차 2013년 세계 최초 양산 성공
실제 판매·충전인프라 구축은 뒤져

도요타 ‘미라이’ 2017년까지 3000대 생산



글로벌 친환경차 전쟁이 본격 개막하면서 ‘궁극의 에너지’ 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연료전지차(FCVㆍ이하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현대차는 2일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가격을 1억50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한번에 무려 43.3% 떨어뜨리면서 수소차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수소경제’ 인큐베이터가 될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본격 출범시키면서 현대차의 FCV 경쟁력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수소차 ‘미라이(일본어로 미래라는 뜻)’의 맹추격에 수소차 시장 선점을 위한 한판승부가 본격화된 것이다. 친환경 수소사회의 첨병인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궁금증을 10문10답으로 풀어봤다.

▶수소연료전지차(Fuel Cell Vehicle)?=수소연료전지차란 차량 내 고압 탱크에 저장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만들어낸 전기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자동차를 말한다. 


▶수소는 어디서 나오나?=
수소를 공급받는 방법은 세가지다.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개질(改質ㆍ열이나 촉매작용에 의해 탄화수소 구조를 변화시켜 가솔린 품질을 높이는 조작)할 때 분리된 수소를 저장하는 방법(미국) ▷제철이나 정유 공정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배출되는 부생가스에 포함된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한국ㆍ일본) ▷태양광이나 풍력,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법(유럽)이 그것이다. 미국과 한국ㆍ일본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생성시키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의 지향점은 태양광이나 풍력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확보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 핵심기술은?=연료전지차의 핵심기술은 고압의 수소저장 능력이다. 수소 저장 압력은 350기압(bar)에서 700기압으로 향상됐지만, 고압탱크 소형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솔린 탱크는 납작하게 하는 등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이 가능하지만 수소탱크는 내외부에서 높은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압력분산을 최적화시키는 원통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요타 미라이의 경우 세단에 탱크를 탑재하긴 했지만 뒷좌석과 트렁크 아래를 2개로 분리된 탱크를 집어넣어 ‘5인승’ 실내공간을 확보하는데는 실패했다. 도요타 엔지니어는 “혁신적인 기술을 찾을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수소차 보급 실현되면?=한국자동차연구소에 따르면, 디젤차(투싼 ix 2.0 디젤 기준) 100만대를 수소연료전지차(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기준)로 대체했을 경우 연간 1조5000억원의 원유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수소차 100만대는 1GW 원전 10기(건설비용 30조원) 발전량의 에너지원과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투싼ix’ 수소차

▶현대차 FCV 투싼 기술 진짜 앞섰나?=현대차의 FCV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이는 올해 이후 양산 예정인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의 글로벌 업체들보다 최소 2년 빠르게 이뤄낸 것이다. 지난해 말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플랫폼은 미국 워즈오토에서 뽑은 ‘세계 10대 엔진상’에 수소연료전지차로는 처음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는 독자 개발한 100kW연료전지 스택과 100kW 구동모터, 24kW 고전압 배터리 700기압 수소저장탱크를 탑재했고,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시동이 가능하다. 최고속도 160km/h, 제로백(0→100km/h)도달 시간은 12.5초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수 있는 가속 및 동력 성능을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5km다. 현재까지 국내외 통틀어 200여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1만대 이상의 수소연료전지차를 국내에 보급할 예정이다. 

도요타‘ 미라이’ 수소차

▶현대차, 도요타 ‘미라이’에 뒤통수?=현대차는 FCV 양산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공했지만 실제 판매와 충전 인프라 구축에서는 도요타에 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소차가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수소사회’ 실현 비전과 맞물리며 전폭적인 정책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일반인 판매용 수소차인 ‘미라이’를 공개했다. 3분 충전으로 6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178km/h다. 도요타는 미라이 생산을 2017년까지 현재(700대)의 4배 이상인 3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도요타는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약 5680건의 연료전지관련 세계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수십년간 쌓아온 독점기술 빗장을 풀고 특허를 공짜로 쓰게 해 수소차 ‘진영’을 확대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수소차 한일전 승자는?=수소차는 현대차 투싼과 도요타 미라이의 대결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가격면에서는 2일 현대차의 대폭인하 방침으로 ‘미라이’에 가격경쟁력을 가질수 있게 됐다. 도요타의 미라이는 일본 출시 가격이 세전으로 670만엔(한화 약 6217만원)이며,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국내 세전가격이 7255만원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엔저 특수와 SUV(투싼) 가격이 세단(미라이)보다 통상 높게 형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두 차량의 가격차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정부 지원책이다. 일본의 경우, 보조금 제도를 마련해 대당 200만~300만엔(1860만~2790만원)의 보조금(지방정부 별도)을 지급하고 관공서의 공용차로 수소연료전지차를 도입한다. 일본 정부는 올해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에 작년보다 3배 늘어난 400억엔(3723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의 수소차 보조금 정책은 역행하고 있다. 수소차에 대한 정부의 보급 및 지원 정책 예산은 지난해 35억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축소된다. 수소차 보급 목표량은 올해 33대와 똑같지만 충전소 추가 설치 계획은 없다. 기술개발을 통해 가격을 낮추라는 의도다. 현대차가 FCV 세계 최초 양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과 인프라 부실로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수소 충전소 인프라 관건=소비자가 수소차를 마음 놓고 구입하려면 수소 충전소가 많이 보급돼 있어야 한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연구동을 합쳐도 15개에 불과하다. 개당 약 30억~40억원이 드는 비용이 걸림돌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200개 증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속도는 더디다. 일본은 수소 충전소를 2015년 100기, 2025년 1000기, 2030년 3000기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1개당 5억엔(약 47억원)이 들어가는 충전소 설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2억8000만엔까지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15년 100개, 독일도 3년간 100개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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