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신상 프라다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여자와 그 구두를 바라보는 일반인들. 리무진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활짝 웃고 있는 모델과 그를 향해 플래시 세례를 쏟아 붓는 수많은 포토그래퍼들….
거리 위 패셔니스타를 포착하는 국내 1세대 스트리트패션 사진작가 남현범(30)의 작품 속 이야기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전공했지만 패션과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교를 그만두고 2010년 밀라노로 날아가 패션위크에서 거리 패션을 찍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재능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프랑스의 ‘보그(Vogue)’지와 미국 ‘스타일닷컴’. 이어 엘르, 바자, 마리끌레르, 지큐 등 세계 유수의 잡지와 웹사이트에 그의 사진들이 실리기 시작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스트리스패션 전문 사진작가 남현범의 전시회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타이틀은 ‘유니크 스트리트(Unique Street)’. 세계 각국의 패션위크 현장을 누비며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녹여 낸 사진 작품 100여점이 전시장에 걸렸다.
단순히 옷 잘 입는 사람들을 보고 부러워하게 만드는 사진이 아니라는 것이 남현범 사진의 특징. 그는 패션이 허락하는 가장 위트있고 즐거운 순간을 연극적인 미장센으로 포착했다. 남현범의 작가 노트 중에는 패션은 곧 ‘유희’임을 강조하는 대목이 잘 드러나 있다.
“사진을 보다 보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의아해지고, 일상적인 거리에서 말도 안 되게 멋진 옷을, 또는 엉뚱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에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일 것이다. 패션 매체에서 보아왔던 패셔너블한 사진들과는 전혀 다른 장면인 것이다.”
전시는 2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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