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남민 기자] 우리네 아버지들이 그랬던 것처럼 너무도 사랑하지만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던 한 남자가 인생 말년에 자신을 두고 떠나는 아내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그린 이야기 연극 ‘당신은 모르실거야’(연출 김성제)가 무대 오른다.
2014년 어느 병원. 3명의 관찰자가 한 노인을 관찰하고 있다. 노인의 이름은 ‘서석구’. 3명의 관찰자는 석구가 물리적인 현상은 정상적으로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간은 과거 어느 특정한 하루에 머물고 있음을 발견한다.
석구의 가족은 어떠한 연유로 석구가 특정한 하루에 머물고 있으며, 무엇 때문에 계속 그날의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어느 날 석구의 손녀인 소영은 같은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은하와 함께 관찰자의 도움을 받아 석구의 반복적인 일상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석구의 반복적인 일상의 실체를 파악한 은하와 소영은 석구가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왔음을 직감하고 그가 현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일상에서 빼내기로 결심한다. 반복적 일상에 일련의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반복적인 하루에서 현실로 돌아오게 된 석구는 애써 외면한 현실과 마주하고 절망하지만 결국 가족을 위해 아픔을 뒤로한 채 마지막 선택을 한다.
연극 ‘당신은 모르실거야’는 1960년대부터 2014년까지 사회 속 군상의 단면을 보여주면서 시대는 변하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족의 소중함, 사람의 인연, 삶의 가치와 생명의 존엄성을 다양한 연극적 관습으로 깊이 있게 다루어 낸다.
현재의 연극계에 만연하고 있는 특정 관객이 선호하는 일률적인 작품 계보에서 벗어난 연극의 전통성을 근간으로 창작자의 열정과 창작연극의 발전을 위해 기획된 작품이다. 현실적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야기와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동시대 관객과 교감하고 존재와 관계, 이상과 현실 사이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며 상상과 메타포, 고도의 상징으로 이루어진 대단히 연극적이며 창의적인 연극이 될 것이다.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자였던 한 사람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이태식, 김태경, 구대영, 조민희, 이훈민, 민샛별, 황민영, 천미나, 김재호, 김주웅이 출연한다.
공연은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 3시. 대학로 소극장 천공의성에서 2015년 2월15일까지 공연된다. (문의 예가컴퍼니 02-74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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