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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ㆍ현대차 착시효과 사라져…법인세수 만성부족 구조 고착화되나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등 간판 대기업들의 법인세 비용 감소는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전체 법인세수가 줄어든 2012년과 2013년에도 이들 대기업들의 법인세 비용은 늘었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들이 덜 부담한 비용을 그나마 이들 대기업이 메워줬는데 이제는 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기업들의 법인세비용은 2011년 34조5391억원, 2012년 31조7995억원, 2013년 32조3159억원이다. 그런데 이 기간 삼성전자의 법인세 비용(개별기준)은 1조4700억원, 3조3493억원, 6조2877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법인세를 더 내지 않았더라면 2012년과 2013년 법인세수는 더 크게 줄었을 게 뻔하다.


문제는 올 해에도 이 같은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래도 지난 해 상반기까지는 수익성이 좋았던 덕분에 하반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세전이익이 28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수익성은 분기당 5조원 대의 영업이익에 그치고 있어 올 해 세전이익은 지난 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올 해에도 조 단위의 법인세 납부액 감소가 유력하다.

올 저성장이 불가피하다고 공언한 현대차그룹이나, 업황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중공업, 화학 등도 올 이익전망은 밝지 않다. 이들 역시 법인세를 더 낼 확률은 낮다는 뜻이다.

법인세수 감소는 이익 감소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이익감소의 영향은 법인세수 감소 뿐 아니다.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내수위축까지 가져올 수 밖에 없다.

국내 법인세 비용만 3조원 가까이 줄어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조 단위의 지출감소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14년 판매관리비는 52조9000억원으로 전년의 54조21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가량 줄었다. 그나마 연구개발비가 14조3000억원 대에서 유지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시장에 지출한 돈은 더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정치권의 김영란법 논의는 기업들이 소비지출을 줄일 여지를 더욱 넓히고 있다.

기업의 한 관계자는 “내수에서 법인카드 등 기업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데 현재 논의중인 김영란법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심각한 내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법인세가 줄면 세수부족이 불가피한데, 최근 정부의 스탠스를 보면 부족한 세수를 보충하기 위해 세수를 더 걷을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면서 “법인세 인상이 됐건 아니건 지금 같은 상황에서 기업이나 개인의 세부담을 늘린다면 투자와 소비의지를 모두 꺾어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악순환 구조만 만들어 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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