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법정에 출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임직원들의 잘못은 생각해 본적 없다”며 “대한항공을 아껴주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법정 출석을 거절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창진 사무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 “법정에서 성실히 대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딸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면회에서 어떤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9일 열린 첫 공판에서 직권으로 조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 등에 대한 2차 공판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시작했지만, 조 회장은 업무 등을 이유로 출석시간을 오후 4시로 늦춰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1차 공판에서 “유·무죄는 검사나 변호인 측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할 부분이지만 조현아 피고인은 언제든 사회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박창진 사무장은 과연 대한항공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도 재판부의 초미의 관심사”라며 증인채택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재판부는 조 회장에게 박 사무장의 향후 거취에 대한 그룹 차원의 입장을 직접 심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 사무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폭로한 일 때문에 회사를 다니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던 만큼 이날 조 회장의 발언은 그의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의 양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