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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 합격하셨습니다” 구직자 울리는 지능적 대포통장 모집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1. 겨울방학을 맞아 인터넷 채용 사이트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대학생 A 씨. 백화점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A 씨는 바로 합격 통보를 받았고, 채용 관계자로부터 “사원 ID카드가 필요하니 급여로 쓸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 보내달라”는 말에 퀵서비스로 통장과 카드를 보냈다.

#2. 전업주부 B 씨는 살림에 보탬이 될까 싶어 인터넷 채용 사이트를 통해 지우개 포장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물건을 분실할 경우나 불량품에 대한 보증이 필요하니 카드를 보내달라”는 채용 관계자의 말에 B 씨는 별 의심없이 카드를 보냈다.

두 사람 모두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자신의 통장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될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인터넷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채용을 빙자한 대포통장 모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을 모집한 혐의(사기ㆍ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조선족 장모(24) 씨와 택시기사 서모(37) 씨를 구속하고 이모(29)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 등은 22일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의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를 내고 유인한 19명의 지원자들에게 채용에 필요하다고 속여 받은 통장을 보이스피싱에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장 씨 등이 갖고 있던 통장에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송금받은 4000여만원이 입금된 점으로 미루어 이들이 대포통장 모집책 뿐 아니라 인출책 역할까지 맡은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특히 조선족인 장 씨가 범행 전날인 21일 중국에서 입국하자마자 범행을 저지른 점과 그동안 수차례 중국을 오간 전력이 있어 총책과의 연관성이 깊을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영업용 택시기사인 서 씨는 택시 승객으로부터 “대포통장 모집역할을 하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 대부분이 취업난에 시달리는 대학생이나 살림살이가 여의치 않은 주부들”이라면서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한 채용을 빙자해 통장과 카드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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