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교육부 ‘인성교육 강화 방안’. 3년전 실패 학교폭력 대책과 닮은꼴?
3년 전에도 인성교육 강조…구체적 방안 無ㆍ정권교체 맞물려 착근 실패
인성검사ㆍ대입 강화ㆍ문예체 강화 등…“‘학폭’ 때 사례, 타산지석 삼아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교육부가 최근 내놓은 ‘2015년 업무 계획’을 통해 밝힌 인성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 교육계 일각에서는 3년 전 ‘학교폭력 근절 대책’의 재판(再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교육부 전신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 대책’을 내놓았지만, 급조된 탓에 시행 방안이 부족했던 데다 정권교체와 맞물리면서 상당수 내용이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 방안 또한 구체적 각론이 없는 총론 수준이어서 자칫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의 ‘올해 업무 계획’에 포함된 인성교육 강화 방안은 3년 전 ‘학교폭력 대책’과 상당 부분 흡사하다.

교육부는 지난 22일과 26일 잇달아 발표한 ‘올해 업무 계획’에 따르면 인성교육을 위한 표준화된 초ㆍ중ㆍ고교생 인성 측정 도구가 올해 2학기부터 당장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위해 한국교육개발원이 개발한 인성검사 문항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등 대답이 뻔한 문항이 대부분이었다.

‘학교폭력 대책’으로 2013년 대학 입시부터 자기소개서 양식에 인성 항목을 넣었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학생들이 자기소개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 등을 솔직하게 언급할 리도 없어 현실적으로 인성 평가에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육부는 당장 예비 고2 학생이 대상인 내년(2017학년도) 대입부터 인성 평가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곧바로 “수시 모집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인성 평가가) 반영되고 있다”면서 “기존에 없던 것이 새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며 한 발 물러났다.

이 또한 역시 ‘학교폭력 대책’ 당시와 비슷하다. 교과부 지침에도 대학들은 2013학년도 대입부터 인성 평가를 입학사정관전형(현 학생부종합전형) 을 제외한 일반전형, 특기자전형 등 다른 수시 전형에 반영하지 않아 평가가 유명무실해졌다. 학생부종합전형 외 다른 수시 전형과 정시 모집 전형에도 인성 평가를 반영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교육계 일각의 지적이다.

또 교육부는 인성 강화를 위해 인문학ㆍ예술 교육 강화, 체육 수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대책’ 때도 마찬가지로 문ㆍ예ㆍ체 (문화ㆍ예술ㆍ체육)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하지만 ‘토요 스포츠 클럽’ 등을 반강제로 운영해 교사와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켰고, 문ㆍ예ㆍ체를 인성과 연결시킬 수 있는 실질적 프로그램이 없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대해 교육계 한 관계자는 “사례 연구 등을 통해 구체적 방안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며 “‘학교폭력 대책’ 때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