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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울리 슈틸리케 감독, 한국 축구를 춤추게 하다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지난해 9월 한국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루틴(플레이 전의 일상적인 준비동작)은 다소 낯설었다. 선수들이 입장하는 터널 입구에 기다리고 있다가 모든 선수들과 눈을 맞추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이전 감독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슈틸리케호의 ‘케미’(잘 맞는 호흡을 의미)는 바로 이 순간 화학 반응이 시작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26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이라크와 2015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2-0으로 승리하며 27년 만에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둔 한국은 오는 31일 결승전서 1960년 우승 이후 55년 만의 정상 탈환에 나선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서 1무2패로 조별리그서 탈락한 대표팀이 반년만에 환골탈태한 모습에 축구팬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면서도 내심 의아하다. 대표팀에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많은 전문가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이 큰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한번도 해외파 점검을 위해 한국을 떠난 적이 없다. 오로지 국내에 머물면서 K리그 선수들을 살폈다. 그는 올 초 “아시안컵과 같은 대회는 11명의 선수로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절대로 아니다. 어떤 선수가 투입되더라도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팀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주전이든 비주전이든 그라운드 들어가면 제 몫을 하고 나온다. 무명 선수였던 이정협과 ‘3인자 골키퍼’ 김진현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증명한 것도, ‘전력의 핵’ 이청용과 구자철이 부상으로 이탈해도 팀이 흔들리지 않았던 것도 모두 ‘선수단 전원의 주전화’를 외친 슈틸리케의 승부수가 통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을 장악하는 심리전에도 능하다.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2차전서 1-0 신승을 거둔 뒤 “오늘 경기를 계기로 더는 우리가 우승후보가 아니다”며 선수들을 질타한 그는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 승리 후엔 “강한 정신력에 우리 선수들을 칭찬할 수밖에 없다”며 선수들을 한껏 띄워올렸다. 많은 말을 하진 않지만 마음과 귀는 항상 열려 있다. 감독의 믿음에 선수들은 투혼으로 답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나도 내 축구 인생에서 볼 때 말년을 지나고 있다. 나 자신이 돋보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누가 언제 경기에 들어가더라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경기력으로 자신을 증명하도록 해주고 싶다”고 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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