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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라멘집, ‘차슈’ 대신 ‘할랄’ 라멘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일본 요코하마시(市) 고호쿠 구(區)에 있는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 세계 최초의 푸드 어뮤즈먼트 파크를 표방한 이 박물관은 전세계의 라면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자랑거리다. 그런데 박물관 내 꽤 유명한 라멘집인 류상하이, 나루미 이푸도 등은 최근 돼지고기를 뺀 라멘을 선택 메뉴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마모토현(縣)에 본점이 있는 유명 라멘집 코무라사키도 이 박물관에선 돼지뼈 육수 대신 콩으로 우려낸 콩물이나 야채 수프를 국물로 쓰고 있다.

사실 ‘차슈’로 불리는 구운 돼지고기는 일본 라멘에서 빠지면 섭섭한 고명이다. 코무라사키는 원래 진한 돼지고기 육수로 유명한 식당이다. 이런 ‘차슈’를 버리고 콩 등 채소를 쓰는 이유는 일본에 밀어닥치고 있는 무슬림 관광객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슬람교에선 돼지를 불경한 동물로 여겨 섭취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사진 =halalmedia.jp]

돼지고기를 뺀 신 메뉴 ‘할랄(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란 뜻으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것들) 라멘’은 무슬림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다.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을 찾은 24세 인도네시아 직장인은 니케이신문에 “이 라멘에는 돼지고기가 들어있지 않아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니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찾는 아시아 무슬림이 부쩍 증가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관광객은 13만5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3% 늘었다. 이 기간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무려 42% 증가한 21만명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각각 인구의 90%, 60%가 이슬람교인이다.

[사진 =halalmedia.jp]

수도 도쿄의 유흥가도 무슬림 관광객을 맞기 위해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말 도쿄 시내 중심가에는 첫 ‘할랄 가라오케 바’가 생겼다. ‘가라오케 마네키 네코 요츠야 산초메’란 이름의 이 가라오케에는 4인까지 들어갈 수 있는 기도실이 딸려 있다. 또 무슬림들이 라마단 금식 이후 ‘이드알피트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파티 패키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자체도 무슬림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서부 도쿠시마현은 음식점과 이슬람국가에 제품 수출을 희망하는 식품회사를 대상으로 할랄에 관한 교육을 마련했다. 이 현은 작년 4월부터 ‘할랄 인증’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100만엔(918만원)의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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