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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LG ‘애증의 스냅드래곤 810’…발열현상 진실게임 복잡한 셈법
상황전개에 따라 반도체 및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전쟁이 발발했다. 스마트폰의 ‘심장’이자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주도권을 둘러싼 전쟁이다. 자체 모바일AP 사용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점유율과 스마트폰 부품 자립도를 동시에 높여야 하는 삼성전자와 아직 독자 모바일AP의 성능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LG전자, 그리고 양측 모두를 고객으로 붙잡아둬야만 하는 퀄컴 사이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기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6에 퀄컴의 모바일AP 스냅드래곤810을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자체 테스트에서 스냅드래곤810의 ‘과열현상’을 확인, 갤럭시S6에 자사의 모바일 AP 엑시노스7420를 탑재하기로 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관측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스냅드래곤810의 결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이미 ‘소문’을 넘어 ‘확신’이 되는 분위기다.

최근 발열논란을 겪고있는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10.

된서리는 LG전자가 맞았다. 전날 올해 첫 전략 스마트폰 G플렉스2(스냅드래곤810 탑재)를 공개한 LG전자는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문제는 해결됐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점검 결과 발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G플렉스2는 최적의 냉각설계로 문제가 없다”며 강한 어조로 대응했다.

아직 자체 모바일AP의 성능검증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스냅드래곤810에 대한 논란이 고착화하면 G플렉스2뿐 아니라 차기 주력 스마트폰의 판매에까지 부적정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모바일AP의 개발을 추진, 2년 6개월만인 지난해 10월 첫 독자 모바일AP 뉴클런을 선보였다.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뉴클런이 탑재된 G3스크린은 당시 각종 벤치마크 점수에서 스냅드래곤600을 탑재한 샤오미의 레드미노트와 비슷한 성능을 보이며 한계를 드러냈다. 안투투 벤치마크에 따르면 G3스크린의 점수(2만5460점)는 갤럭시노트4(4만8000점)보다 훨씬 낮다. 차기 주력 스마트폰의 모바일AP로 퀄컴의 제품을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대안부재’의 상황에 빠진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가능한 자체 모바일AP 엑시노스7420의 스마트폰 탑재를 서둘러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만 퀄컴에 대한 의존도(퀄컴 전체 매출의 약 12% 삼성전자가 차지)를 낮출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조원에 달하는 시스팀LSI 사업부의 적자(증권업계 추산) 만회를 통해 실적상승을 노릴 수 있는 키(Key)도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사보다 6개월에서 1년여 앞서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핀펫(FinFET)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그 결과 애플과의 특허분쟁으로 대만의 TSMC에 뺐겼던 차기 아이폰용 A9 AP의 파운드리(위탁생산) 물량을 올해 대부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분위기도 산뜻하다.

결국 스냅드래곤810의 결함 여부와 그에 따른 삼성전자의 선택, LG전자의 자체 모바일AP 개발진척 속도 및 G플렉스2의 판매량에 따라 관련 업계가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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