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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철강 잃은 동부, 재계 40위권 밖으로…금융사는?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국내 재계 순위 18위의 동부그룹이 비금융 계열사를 대다수 매각하면서,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돼 재계 순위 40∼5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 동부그룹은 비금융 계열사를 70% 가까이 잃고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종합금융사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그룹, 반도체·물류·철강 등 다 잃어 = 2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재계 순위 18위인 동부그룹은 올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돼 사실상 40∼5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자산 5조원 이상인 그룹(공기업 제외)을 대기업 집단으로 선정한다.

동부그룹의 자산은 작년에 17조 1100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동부제철등 주요 비금융 계열사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자산 규모 3조 4000억원 수준인 금융부문만 남게 됐다. 여기에 동부대우전자, 동부팜한농 등의 계열사 자산을 합쳐도 5조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두 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자산까지 모두 잃었다”며 “비금융계열사의 60∼70%가 무너져 주력사업인 물류, 철강, 금융 등 3대 부문에서 금융만 남았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지난 1년여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3년 11월 2조 7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고선 시장에 내놓은 매각 대상 자산을 상당수 처분하거나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작년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 추후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그룹의 ‘모태기업’인 동부건설은 회사채와 차입금을 상환하며버텼지만, 결국 운영자금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

주력 계열사였던 동부제철은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제로 들어가 경영정상화 이행계획 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동부발전당진은 작년에 SK가스로, 동부특수강은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3개사 컨소시엄에 각각 넘어갔다. 동부CNI도 IT부문을 900억원에 매각했고, 전자재료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 중이다. 동부하이텍과 동부로봇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부메탈은 2016년까지 매각해야 한다.

▶동부그룹, 종합금융사로 변신도 ‘산 넘어 산’= 이런 상황에서 동부그룹은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동부화재는 지난 19일 동부캐피탈 지분 49.98%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부화재는 금융계열사 동부생명의 지분 99.84%, 동부증권 지분 19.92%, 동부캐피탈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또 동부증권이 동부자산운용의 지분 55.33%, 동부저축은행의 지분 49.98%를 갖고 있다. 따라서 동부화재가 동부제철이 내놓은 동부캐피털의 지분 49.98%를 취득하면 금융지주사로 변신을 꿈꿀 수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채권단의 요구에도 일가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내놓지 않은 것도 금융지주사로 회사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회장 일가가 1조원 규모의 보유 상장 주식을 상당수 담보로 잡힌 데다 동부인베스트먼트(DBI) 지원 등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상황에 처해 종합금융사로 거듭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화재는 오너 일가 보유 지분 상당수가 금융권담보로 잡혀 주가가 떨어지면 경영권 방어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떨어지면 담보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바로 매매될 수 있고, 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에도 위험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담보 제공에도 김 회장 일가가 동부화재 지키기에는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동부화재 주식 중 동부문화재단을 비롯해 (김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율이 높은 편”이라며 “주식이 담보로 잡혀있다고 해서 경영권 유지에 방해가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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