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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인터넷 검은 마수’에 소외계층ㆍ10대 미성년 속수무책
인터넷 IS관련 사이트 쉽게 접촉
소외계층·미성년자 동조가담 우려…사이트 접근 원천적 차단 방법 없어


터키에서 돌연 자취를 감추며 이슬람무장세력인 IS(Islamic Stateㆍ이슬람국가) 가담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18) 군이 실종 당일 IS와 관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차에 올라탄 뒤 시리아 국경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군의 행방을 쫓는 한편 김 군을 터키로 데려간 가이드 홍모(45) 씨 등을 소환 조사 중이다.

경찰은 김 군의 자발적 가담에 대해 ‘단정지을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자의로 이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군이 인터넷 상에서 IS 관련 인물과 접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제2의 김 군’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증폭되고 있다. 

10일 실종돼 IS 가담 논란이 일고 있는 김모(18)군이 사용한 채팅 프로그램 ‘슈어스팟’. 이슬람국가(IS)가 조직원 모집에 사용하는 대표적 채팅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일, 구글에 ‘IS’를 포함한 몇 가지 단어를 조합해 검색하면 손쉽게 트위터를 통한 IS 조직원 모집 공고를 찾을 수 있었다.

해커와 프로그래머, 오디오 기술자 등을 찾는다는 해당 글에는 국적과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적잖은 수의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댓글을 남긴 상태였다.

이 트위터가 실제 IS 운영 계정이 아니더라도, 댓글을 남기는 행위만으로 충분히 IS 조직원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김 군도 이런 절차를 밟아 ‘하산’으로 알려진 터키 현지인과 처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김 군이 하산에게 “당신과 파트너십을 원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사실이 하산의 트위터에 올라왔다. 메일에서 김 군이 직접적으로 IS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IS와의 관계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처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IS 가입 관련 글을 여과없이 볼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유해 사이트의 경우 방통위 차원의 심의 결정을 통해 해당 url주소 자체를 접근 금지 시킬 수 있다.

하지만 구글과 트위터, 유튜브 등 해외 사업자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의 경우 직접 시정을 할 수 없다. 삭제 요청 등 ‘협조’를 구하는 게 전부다.

그나마도 해외 IP로 우회해서 접속하면 무용지물이다. 해외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성인 인증도 비교적 간단하게 통과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로서는 IS가 트위터에 조직원 모집 공고문을 올려도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다. 통신심의의 경우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직접적인 범죄 교사 등의 발언이 없는 한 가입자 모집 공고만으론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IS가 조직원을 모집하는데 주로 활용하고 있는 채팅 애플리케이션 슈어스팟(surespot)은 텔레그램과 마찬가지로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는 등 보안성이 높은 앱이다. 앱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상당수의 IS가 사용한다 해서 이를 제재하겠다는 것도 무리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자칫 사회에 불만이 많은 소외계층이나 김군처럼 미성년자의 경우 IS에 쉽게 동조하거나 직접 가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실제로 IS는 소외계층을 지하디스트로 끌어들이기 위해 ‘월급여 1000만원 보장’ 등을 내걸고 선전ㆍ선동을 강화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에서는 미성년자인 10대와 청년 실업자 등 소외계층의 IS 가담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이 서방 인질 참수에 참가하거나, 자국으로 은밀히 들어와 테러에 가담할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등 사회에 불만이 있는 이들의 경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역시 ‘극단적인 선택’을 할 확률이 크다”면서 “일반인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주장에도 이에 심취해 IS에 가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 교수도 “사회에서 외면당하며 생긴 트라우마에 의해 분노나 공격성, 적개심 등이 나타났다면 누군가를 살인하고 복수하는 행위에 빠져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김 군의 어머니는 김 군이 본인의 의지로 IS에 가담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정하며 납치나 실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김 군이 터키 현지 CCTV를 통해 IS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승합차를 타고 킬리스 남쪽의 시리아 국경 근처로 향하는 장면이 확인되며 경찰은 김 군의 자발적 가담에 무게를 싣고 있다.

통상 IS와 뜻을 같이 하려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전사)’들이 이스탄불을 거쳐 시리아로 향하기 때문이다.

박혜림ㆍ배두헌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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