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대한·소한 추위 우열없어
‘대한’(大寒)은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이름만 보자면 대한에 ‘소한’(小寒)보다 큰 추위가 올 것 같지만, 대한인 20일 전국 낮 기온은 2∼10도까지 오른다.
앞서 소한인 지난 6일에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7.6도를 기록하고, 강한 바람으로 체감기온은 더 떨어지는 등 ‘반짝 한파’가 기승을 부렸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 얼어죽는다.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는 등의 속담처럼 올해도 ‘추운 소한’에 이어 ‘포근한 대한’이 찾아온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식이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부터 작년까지 소한과 대한의 평균기온을 비교했을 때 소한이 대한보다 기온이 높았던 해나 그 반대되는 해는 각각 21번으로 똑같았다.
일 최저기온을 비교해도 마찬가지였다. 한파의 강도를 놓고 봐도 큰 차이는 없었다.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날은 대한 7번, 소한 8번이었다. 대한에 가장 추웠던 때는 영하 14.2도를 기록한 1976년, 소한에 가장 추웠던 때는 영하 16.9도를 기록한 1986년이었다.
절기상으로만 따지면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 대한(大寒)으로 갈수록 추워진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24절기는 중국 화베이(華北) 지방의 기후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라 우리나라의 계절 변화를 정확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한에는 이미 추위에 어느 정도 적응한 때이기 때문에 그 정도를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겨울이 짧아지면서 ‘가장 추운 날’은 대한 무렵에서 소한 무렵으로 앞당겨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