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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한모금 여유…‘최후 흡연구역’…당구장ㆍ스크린 골프장 ‘문전성시’
금연 PC·카페등은 매출 고전
금연구역이 전면 확대된지 20일째. 그동안 담배 연기 자욱하던 술집과 PC방에서는 담배 연기가 사라졌지만 아직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 등은 ‘흡연자 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기자가 둘러본 서울시내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은 대부분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편히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들이 사라지면서 흡연이 가능한 이곳 소규모 체육시설들로 흡연자들이 몰린 것만 같았다.

대부분 업주들은 매출의 큰 변화는 아직 느끼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흡연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일부 PC방과 카페, 술집 등이 매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서울 신촌의 당구장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룬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당구장을 찾았다는 직장인 하모(38) 씨는 “이제 담배를 피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은 당구장 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이곳도 손님들이 꽉 들어차 아까부터 다섯 팀 이상은 발길을 돌렸다. 당구장 인기가 되살아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당구장 이용객들의 대부분은 흡연자들이었고, 일부는 중국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며 반주까지 곁들이기도 했다. 대학생 김모(27) 씨는 “친구들과 편하게 담배를 피우며 놀만한 곳이 이제 당구장 정도 밖에 없다”며 웃었다.

하지만 당구장 주인 이모(51ㆍ여) 씨는 “당구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비흡연자도 많은데 올 때마다 담배냄새를 아주 싫어한다. 당구장도 빨리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으면 좋겠다”면서 “금연구역이 되면 흡연자 손님들은 줄지 몰라도 비흡연자들이 많이 찾을것”이라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현행법상 당구장과 스크린 골프장 등 소규모 체육시설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법의 집행가능성, 국민들의 수용성 등을 고려하다보니 음식점 등과 달리 이곳은 시행 시기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구장 등 소규모 체육시설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비흡연자들의 민원이 많아 올 상반기 내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넘길 예정”이라면서 “하지만 법이 통과돼 실제 시행되는 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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