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세계 1위 스마트폰업체 삼성전자가 중국 1위 타이틀을 조만간 내놓을 위기에 처했다. 중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분의 1 가까이 급감했다.

중국 최대 리서치업체인 CCID컨설팅이 19일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지난해 중국내 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20%에 이르던 삼성전자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10월 13.7%로 6.3%포인트나 추락했다.

10월 기준 2위는 중국 레노보 레노보그룹(10.7%), 3위는 미국 애플(9.4%), 4위는 중국 화웨이(8.5%), 5위는 중국 쿨패드그룹(7.7%)이다. 지난 해 11월 이후 삼성전자가 레노보에 이미 1위를 내어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언론은 중국내 한 딜러의 말을 인용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은 연말까지 더 이어졌는데, 실제 지난 10월에 중국에서 판매한 스마트폰이 160만대였던 반면 11월에는 120만대까지 판매량이 줄었다”고 전했다.

짜오 양 CCID컨설팅 리서치센터 이사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국 고가폰 시장에서만 애플과 경쟁했지만, 이제는 중저가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맞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풀이했다.

그나마 애플이 ‘아이폰6’와 ‘아이폰6+’를 내놓은 뒤로는 고가폰 시장에서 삼성의 주력이었던 패블릿(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의 경쟁환경이 더욱 악화됐다. 중저가폰 시자에서도 샤오미와 레노보 등 중국업체들이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샤오미는 자사의 ‘미(Mi)3’이 삼성 ‘갤럭시S5’와 비슷한 스펙을 가지고 있으면서 가격은 3000위안 수준에 불과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양 이사는 “최근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다시 2012년 이후 포기했던 중저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높인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악수(惡手)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성장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 중국내에서 팔린 스마트폰은 3억5620만대에 달했지만 10월에는 3억700만대로 줄었다. 단말기값이 4000위안(약 69만2000원) 이상인 고가폰 판매량은 한 달에 200만대 수준까지 줄었다. 이 때문에 올 해에는 인도 등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다른 신흥시장으로 중국과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경쟁이 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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