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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대한민국 가족 절반만‘食口’
아침 같이 먹는 가족 46% 불과
2005년 63%서 작년 50%아래로
지난해 저녁도 65%만 함께해



“식구(食口)가 뭐여, 같이 밥 먹는 입구멍이여.”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부하들과 밥상을 앞에 놓고 마주한 주인공 병두(조인성)는 이렇게 말한다. 밥상은 각자의 일로 바쁜 가족들을 한 데 불러모아 서로의 얘기를 꺼내놓게 하는 소통의 매개체였고, 가정이 사회의 기초 구성 단위로 따뜻한 유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었다. 밥 짓는 냄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주방 풍경은 편안하고 안락한 가정을 상징하는 기호인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 식구의 의미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 가족과 식사를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남녀 7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46.1%였다. 밥상머리에서 아침식사로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이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침 가족동반식사율은 조사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05년 62.9%에서 해마다 떨어져 2013년 처음으로 50% 밑으로 내려왔다.

저녁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는 사람의 비율도 마찬가지로 떨어지고 있다. 저녁 가족동반식사율은 2005년 76.0%에서 2008년 68.8%, 2010년 68.0%에 이어 2013년 65.1%로 꾸준히 하락했다. 3명 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지 않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이 대체로 각자의 일터에 있어 함께 식사를 하기 힘든 점심식사 동반식사율은 원래 낮은 편이지만, 이 역시 2005년 21.6%에서 2013년 14.4%로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가족동반식사율의 하락은 도시일수록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13년을 기준으로 동(洞) 지역의 아침ㆍ점심ㆍ저녁 가족동반식사율은 각각 44.4%, 14.3%, 63.8%로, 읍면 지역의 가족동반식사율 55.1%, 23.5%, 67.1%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비율이 낮아지는 이유에 대해 “가족 구성원들의 외부 활동이 과거보다 활발해지고 혼자 사는 가구도 점점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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