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3%서 작년 50%아래로
지난해 저녁도 65%만 함께해
“식구(食口)가 뭐여, 같이 밥 먹는 입구멍이여.”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부하들과 밥상을 앞에 놓고 마주한 주인공 병두(조인성)는 이렇게 말한다. 밥상은 각자의 일로 바쁜 가족들을 한 데 불러모아 서로의 얘기를 꺼내놓게 하는 소통의 매개체였고, 가정이 사회의 기초 구성 단위로 따뜻한 유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었다. 밥 짓는 냄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주방 풍경은 편안하고 안락한 가정을 상징하는 기호인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 식구의 의미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 가족과 식사를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5/01/19/20150119000953_0.jpg)
19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남녀 7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46.1%였다. 밥상머리에서 아침식사로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이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침 가족동반식사율은 조사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05년 62.9%에서 해마다 떨어져 2013년 처음으로 50% 밑으로 내려왔다.
저녁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는 사람의 비율도 마찬가지로 떨어지고 있다. 저녁 가족동반식사율은 2005년 76.0%에서 2008년 68.8%, 2010년 68.0%에 이어 2013년 65.1%로 꾸준히 하락했다. 3명 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지 않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이 대체로 각자의 일터에 있어 함께 식사를 하기 힘든 점심식사 동반식사율은 원래 낮은 편이지만, 이 역시 2005년 21.6%에서 2013년 14.4%로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가족동반식사율의 하락은 도시일수록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13년을 기준으로 동(洞) 지역의 아침ㆍ점심ㆍ저녁 가족동반식사율은 각각 44.4%, 14.3%, 63.8%로, 읍면 지역의 가족동반식사율 55.1%, 23.5%, 67.1%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비율이 낮아지는 이유에 대해 “가족 구성원들의 외부 활동이 과거보다 활발해지고 혼자 사는 가구도 점점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