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옛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따른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는 4ㆍ29보궐선거 후보 신청 접수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섰다.

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추위)는 19일부터 닷새간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구을 등 3곳의 후보 신청 접수를 받는다.

야권에 비해 한발 앞선 선거준비 돌입은 김무성 대표가 지난 연말 “조기 공천을 통해 빨리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되던 김문수 당 보수혁신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거물 차출론’의 향배에 눈길이 쏠린다.

일단 새누리당 측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는 지역일꾼 공천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공추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군현 사무총장은 “상향식 공천이 당의 기본원칙이자, 철학이고 정신”이라고 밝히며 주요 인사 차출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4ㆍ29보궐선거를 보는 새누리당의 시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4ㆍ29보선이 치러지는 세 곳은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통진당이 승리를 거둔 만큼 야권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거기에 어차피 야당 의석에 포함돼 있던 곳인 만큼, 세 곳 모두 야당에 내준다고 해도 전체 의석수에 변함이 없어 승리가 절실하지 않다는 계산도 나올 수 있다.

이같은 셈법에 한 여당 관계자는 “거물들을 전략공천으로 내세웠다가 만에 하나 패배할 경우, 그 후폭풍은 정상적인 공천을 거쳤을 때보다 몇 배로 커질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덧붙여 “차출에 거론되는 후보들 모두 내년 총선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카드들이기 때문에 당사자들도 그렇고 당에서도 이번 보궐선거에 등판시킬 가능성은 적어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보궐선거에 꾸준하게 차출설이 떠돌던 김 혁신위원장은 잇단 인터뷰에서 “4월 보궐선거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또 현재 아프리카에 머물고 있는 오 전 서울시장 역시 “당분간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며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