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에 ‘크로스오버’ 열풍이 거세다. 크로스오버란 사전적 의미로 ‘활동이나 스타일이 두가지 이상 분야에 걸친 것’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스타일을 하나의 차종으로 혼합한 만능형 차량이란 뜻이다.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화되면서 세단+SUV, 해치백+SUV 등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차량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 = BMW GT |
▶BMW ‘융합’ 선두=독일 명차 BMW는 차종 융합의 선두주자다. 세단과 SUV를 접목시킨 GT(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와, SUV에 쿠페 스포츠카의 디자인을 적용한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는 지난해 BMW가 사상 첫 4만대 판매 돌파를 이루는데 큰 몫을 했다.
3시리즈의 디젤 세단인 320d를 기반으로 한 320d GT는 2013년보다 92% 증가한 778대, 4륜구동을 적용한 320xdrive GT는 무려 896% 늘어난 797대가 팔렸다.
GT ED 모델도 23% 늘어난 1608대가 판매됐다. 작년 국내 GT 시리즈의 판매량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BMW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처음 나왔을 때에는 똑 떨어지는 세단도 아니고, 그렇다고 SUV로도 볼 수 없는 어정쩡한 모델이라는 평가 속에 호불호가 갈린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세단에 비해 실내 공간이 월등히 넓고, SUV처럼 차량 높이가 높아 운전이 편하다는 소문이 나며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형 SAC인 뉴 X4도 전년보다 28% 증가한 총 5547대가 팔렸다. SAC는 단순 SUV가 아니다. 앞에서 볼 때는 구분하기 어렵지만 SAC는 뒤로 갈수록 쿠페처럼 부드럽게 낮아지는 지붕 라인을 갖고 있다.
BMW는 여세를 몰아 내달에는 또 다른 크로스오버 차량인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를 선보인다. 소형 해치백이지만 2시리즈 쿠페에 비해 차체를 높여 SUV 느낌이 나도록 한 차량이다.
사진 = 벤츠 CLA클래스 |
▶벤츠ㆍ볼보도 가세=정통 세단이나 SUV에 집중하던 메르세데스-벤츠도 크로스오버 대열에 가세했다.
작년 중반 첫선을 보인 소형 세단에 날렵한 스포츠카를 얹은 듯한 CLA-클래스는 지난해 총 1133대가 팔렸다. 젊은층을 집중 공략한 것이 결실을 봤다.
사진 = 볼보 크로스컨트리 |
볼보자동차는 최근 해치백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합친 듯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크로스컨트리’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2012년 파리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 차량은 소형 해치백 V40을 기반으로 높이와 최저 지상고를 각각 38㎜, 12㎜ 높여 도심과 오프로드(비포장길) 모두에서 탁월한 주행능력을 자랑한다. ‘크로스컨트리는’ 작년 한해 동안 국내에서 총 2976대가 팔렸다. 이는 전년보다 50%를 웃도는 성장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용성과 스타일을 겸비한 크로스오버 차량은 개성을 추구하면서도 실용성도 중시하는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들어맞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통 스타일을 넘나드는 차량이 향후 계속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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