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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수출, 한계 다다랐나…세계 무역 증가율에 못미쳐
[헤럴드경제]지난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무역 증가율보다 낮아졌다. 매년 세계 교역규모보다 빠르게 늘었던 한국 수출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은행의 ‘2015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상품수출은 전년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하는 작년 세계무역증가율 전망치(3.3%)보다 1.2%포인트 낮은 것.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세계무역증가률 아래로 내려간 것은 IT 거품이 꺼져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은 2001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세계 무역규모는 연간 0.1% 증가했으나 한국 수출은 2.5% 줄었다.

1980년대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세계 무역규모 증가율의 세 배에 육박했다. 1986년 한 해 수출은 전년 대비 36.7% 폭증하기도 했다. 외환위기를 맞은 1999년에도 수출은 15.8%의 고성장을 했다. 당시 세계 교역은 4.6% 늘었다. 2000∼2007년 한국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13.4%로 세계교역신장률(7.3%)의 2배에 달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2012년 4.4%, 2013년 4.5%로 같은 해 세계교역신장률보다각각 1.5%포인트 높았다. 격차가 1%대로 크게 좁혀진 것이다.

문제는 한국 수출 증가율의 둔화가 굳어질 수 있다는데 있다. IMF는 올해 세계교역이 5.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한은이 전망하는 한국수출 증가율은 3.4% 수준이다. 내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교역신장률 전망치는 5.5%이며 한국 수출 증가율 예상치는 3.9%다.

김용복 한은 차장은 “금융위기 이후 경제 불확실성과 소득불평등이 확대되면서 선진국의 최종재 수입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경기 부진으로 한국이 내다 파는 제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위축된 것이다.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리쇼어링(제조업 회귀 현상)은 중간재 수출마저 위축시켰다. 애플이 중국에 뒀던 맥 컴퓨터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등 선진국 기업들이 제조거점을 본국으로 옮기면서 한국, 중국,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 수출의고성장을 이끌었던 ‘글로벌 가치 사슬’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이상 수출이 성장에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이다. 한은은 ‘2015년 경제전망’에서 작년과 올해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수출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지난 15일 경제전망 발표 이후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작년 4분기 성장률을 떨어트린 것은 세수부족에 따른 정부 지출 위축,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으로 인한 소비 부진 등 일시적 요인”이라며 “그러나 수출은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가공무역을 억제하고 있어 부진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리쇼어링 등 구조적 요인 때문에 한국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긴 어렵다는 얘기다

onlinenews@heraldo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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