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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을만 하면 어린이집 아동폭행…엄마들 뿔났다
“우리아이도 혹시 폭행당하나”
온라인 육아커뮤니티 부글부글…전문가 “직업 소명의식 부족”지적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아동 학대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인천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A(33ㆍ여)씨가 4살난 원생 B 양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충격과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보육교사가 사건 3일 전 수업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14일 추가로 공개했다. 여기에는 보육교사 A씨가 음악 수업을 하던 중 실로폰 봉으로 남자 어린이의 머리를 가볍게 한 차례 치는 장면이 담겼다. 원생 B양이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뺨을 강하게 후려친 사건이 일어나기 3일전인 지난 5일 오전 11시 51분께 CCTV에 기록된 모습이다.

경찰은 공개된 폭행의 정도가 심하고, 폭행이 상승적으로 자행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국민의 공분이 큰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가해 보육교사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중이다.

이처럼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자 15일 각 온라인 포털사이트 육아커뮤니티는 분노로 들끓고 있다.

B양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행여 내 자식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에게 폭행이나 폭언을 듣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마포에서 6살 아이를 키운다는 한 엄마는 “심란한 마음에 애가 집에 오자마자 혹시 친구들이 선생님께 맞거나 심하게 혼나는 것 본 적 있었냐고 물었다”면서 “다행히 아이는 없다고 했지만 불안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보육교사 학대 논란의 원인이 보육교사들의 직업 소명의식 부족과 낮은 처우에 있다고 지적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모든 보육교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면 좋겠지만 단순 일이라 생각하고 시작한 경우가 많다”면서 “대부분 임금이나 처우가 좋지 않아 그 때 받는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표출할 가능성이 적잖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부모들이 초ㆍ중ㆍ고교의 경우 사립을 선호하면서 유독 어린이집은 국ㆍ공립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서 기인된다. 대부분의 민간 어린이집은 가능한 저렴한 임금으로 일할 수 있는 교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교육을 받은 교사보다는 상대적으로 교육이 ‘덜 된’ 교사를 채용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는 보육교사에 정당한 임금을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임금 및 처우로 인한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푸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보육교사의 직업 소명의식이 필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제도적 허점도 개선해야 한다. A 보육교사가 일한 어린이집은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육진흥원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평가인증에서 만점에 가까운 95.36점을 받았다.

정 교수는 “어린이집 측에서 문제를 감추려들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다”며 “이보다는 보육교사의 인성 교육을 확대하고, 채용 절차에 인성 검증 등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아동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관계 장관들과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아동복지법,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즉시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라며, A 씨에 대해 보육교사 자격 취소 처분을 내릴 것을 시사했다.

정부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등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 대책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한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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