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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워서 보내겠나”…어린이집 학대 발생 매해 100건 훌쩍 넘어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네살배기 여아 폭행사건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어린이집에서 발생되는 아동학대 건수가 매해 100건을 훌쩍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학대피해아동보호현황’의 연도별 아동학대 발생장소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발생된 건수는 지난 2010년 100건을 기록한 뒤 2011년에는 훌쩍 증가한 159건으로 집계됐고 2012년에도 135건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유치원과 학교에서 매해 20~60건 정도 발생하는 것에 비해 빈도수가 매우 높은 편이다.


아동학대의 종류에는 몸에 물리적인 가해를 입히는 신체학대, 아이 앞에서 폭언이나 욕설을 퍼붓는 정서학대, 성적 특성을 이용하는 성학대, 돌봄에서 제외시키는 방임, 아예 내다 버리는 유기 등이 있다.

2012년 현재 전국에서 아동학대는 총 6403건이 발생됐는데 이 중 방임이 1713건으로 가장 높고, 정서학대와 신체학대도 각각 936건, 461건을 기록했으며 성학대도 278건이나 됐다.

어린이집에 대한 정부의 부실 평가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어린이집 정보공시포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발생된 어린이집은 정부로부터 우수 인증을 받은 곳이다. 작년 6월 보건복지부로부터 100점 만점에 95.36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어린이집 평가 인력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의 어린이집 평가를 담당하는 한국보육진흥원의 현장관찰자 수는 224명이다. 전국 어린이집 수가 4만3936개소(2014년 3월 기준)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관찰자 1명당 200개소 가까이 되는 어린이집 평가가 맡겨지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평가인증과 보육교직원 자격 검증이 허술하게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지난 8일 낮 12시 50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어린이집 교실에서 자신의 딸 A(4)양이 보육교사 B(33·여)씨에게 폭행당했다는 부모의 신고를 접수,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확인한 어린이집 CCTV 동영상에는 B씨가 원생들의 급식 판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A양이 음식을 남긴 것을 보고 남은 음식을 먹게 하다가 A양이 뱉어내자 오른손으로 머리를 1차례 강하게 내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서 있던 A양은 B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바닥에 쓰러졌다. B씨는 1급 보육교사 자격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 10여명은 자녀들이 지난해 3월부터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 ‘선생님이 무섭다’는 말을 자주 했던 점을 미뤄 이 어린이집에서 폭행이나 학대 행위가 더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들은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어린이집을 상대로 피해 보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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