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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 위한다던 저축은행 30%대 고금리 대출에 ‘올인’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저축은행의 공세적 영업으로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 대출 규모가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로써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7개월만에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조642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3.4%(3316억원) 늘었다. 이로써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6월말 8조8129억원을 저점으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 이 기간에 1조2513억원이나 늘었다. 저축은행은 예금취급기관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은행은 1.2%, 신용협동조합은 0.8%, 새마을금고는 0.7% 늘어났다.

저축은행 사태가 터진 2011년 이후 가계의 저축은행 빚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새로 저축은행업에 뛰어든 대부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영향이 크다.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에이앤파이낸셜대부(브랜드명 러시앤캐시)는 예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작년 7월부터 OK저축은행과 OK2저축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또 다른 대부업체인 웰컴크레디라인은 예신저축은행을 인수, 지난 5월부터 웰컴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바꿔 영업을 하고 있다.

당초 은행권보다 다소 높은 예금 이자율(3~4%)를 기반으로 서민들에게 10~20%대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해 서민 경제를 돕는다는 취지로 발족한 저축은행이지만 실제 영업형태는 이자 상한이 연 34.9%인대부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가계신용 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연 25∼30%의 고금리가 적용된 대출의 비중은 각각 99.0%와 98.1%에 달했다.

기존 저축은행 역시 가계신용 대출의 절반 이상이 연 30%대 금리인 곳들도 있다. HK저축은행은 30%대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54.9%를 차지했고 모아(86.5%), 스마트(80.9%), 현대(75.9%), 고려(57.7%) 등도 절반을 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고금리 대출에 몰입하면서 시중은행 대출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이 곧바로 30%대의 고금리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어 가계 빚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1060조원을 넘는 전체 금융사의 가계 대출(가계신용 기준) 중 저축은행비중은 크지 않지만 저신용자를 상대로 고금리 신용대출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 잠재 위험요인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나갈 계획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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