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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家 승계 핵심…현대모비스 ‘지배구조 수혜주’로 역전극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현대모비스가 하루아침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주가 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시도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증권가는 현대모비스의 전략적 가치를 새로 따지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모비스는 직전 거래일보다 11.55% 급등한 26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하루 동안 10% 이상 급등한 경우는 전 거래일 대비 10.94%상승했던 지난 2009년 1월 2일 이후 약 6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전날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개장 직후 하한가로 직행한 뒤 직전 거래일보다 15% 급락한 25만5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그동안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하면서도 지배구조 개편 이슈 때문에 저평가된 피해주였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확보하려면, 현대모비스 주가가 낮을수록 정 부회장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논리 때문이다.

그룹 차원의 주가 부양 노력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7월 말 30만원대였던 주가는 올해1월 초 2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정 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현금화하려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증권가는 현대모비스의 전략적 가치를 새로 따지기 시작했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쪽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서 “대주주가 (글로비스를 팔아) 모비스를 살 것이라는 신호가 나타나는 순간부터 모비스와 글로비스에 대한 시장의 스탠스는 정반대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현대글로비스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적용됐던 지배구조 이슈 프리미엄이 현대모비스로 이동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현금화해)현대모비스 지분을 취득할 경우 지배주주 프리미엄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05년 2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정 부회장이 기아차 주식 690만주를 취득하는 동안 기아차의 시가총액은 같은 해 연초 3조6천800억원에서 연말 9조2천200억원으로, 약 2.5배로 증가한 전례가 있다.

양희준 BS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대주주가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는 끌어올리고 지분 확보 대상인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누를 것이라는 논리가 시장을 지배했으나, 이런 시나리오 저주는 끝났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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