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가계대출 증가 폭이 두 달 연속 7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부동산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도 가계대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738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월(10월)의 7조8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지난해 7월 5조7000억원, 8월 6조3000억원, 9월 5조6000억원 등 매달 5∼6조원 안팎으로 늘던 가계대출이 10월 이후 두달째 7조원대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전에 가계대출이 7조원 이상 늘었던 적은 부동산 폭등기였던 2006년 10월(7조1000억원)이 유일하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 역시 1년 만에 두 배로 빨라졌다. 지난해 1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8.4%(57조1000억원) 늘었는데, 2013년 11월 증가율은 4.3%였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빠르고 규모도 커진 데에는 주택담보대출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원 급증하며 전체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사상 최대였던 10월 5조4000억원보단 증가액이 줄었으나 역시 가파른 확장세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지난해 10월(2조4000억원)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은행과 비은행의 기타대출이 각각 1조원, 1조6000억원 늘어났으며, 11월 금융권 기타대출은 2조6000억원 늘었다. 2013년 6월 2조6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증가세다.

취급기관 별로는 은행의 대출이 6조원, 비은행 대출이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은행이 5조원 늘었고 비은행 예금기관은 1000억원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4조4000억원 → 3조8000억원)은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비수도권(3조4000억원 → 3조7000억원)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 측은 이와관련 “지난해 10월과 유사하게 규제완화와 이사철 수요가 맞물리며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