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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신년회견 이후…野 정국 모멘텀 찾기 비상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야당 지도부가 강조해온 대부분의 사항에 대해 ‘퇴짜(退字)’를 놓으면서 야당이 정국운영의 동력으로 삼았던 압박카드 상당 부분이 위력을 잃게 됐다.

13일 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 기자회견을 방송으로 지켜보는 내내 상실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한 측근은 “비대위원장이 청와대의 소통 의지가 없다고 재확인한 뒤 다음달 새롭게 취임할 당대표를 걱정하는 등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12일 박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우윤근 원내대표도 “답답하고 숨 막히는 기자회견”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도 없고, 반성도 없고, 국민도 안중에 없고, 곧이곧대로 마이웨이하는 대통령의 불통을 신년벽두부터 봤다”고 유감을 드러냈다.

문희상새정치민주연합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 기자회견 직전까지 ▷청와대 문건유출 공식사과 ▷인적쇄신 ▷특검 및 개헌특위 도입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일관되게 부정적 입장이었다.

박 대통령은 문건유출과 관련해 “이번 문건 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짧게 언급했을뿐 그 이상의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특히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 등 비서진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야당을 향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세 비서관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 검찰은 물론 언론과 야당에서 비리가 있나 샅샅이 오랜 기간 찾았지만 하나도 없었다”며 “의혹을 받았던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두게 하면 누가 내 옆에서 일할 수 있겠나”며 깊은 신뢰를 재확인했다.

특검과 개헌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문건도 완전 조작으로 밝혀졌고 돈을 주고받았거나 그런 것도 전혀 없는데 의혹만으로 특검을 하면 선례를 남겨 사회 혼란과 낭비가 심하다”고 밝혔다.

개헌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개헌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이 불편한 건 아니다. 지금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우며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야당이 추진하려는 개헌특위 구성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강경한 자세로 임하면서 새정치연합은 향후 정국에 대응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회견 직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변함없이 인적쇄신, 특검, 개헌 등을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이 상황을 정리한 마당에 이전과 달리 메시지의 파괴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당내 평가도 나왔다.

이에 따라 당장 15일 2+2(양당 당대표, 원내대표) 회동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를 찾는 데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여야 회동에서 개헌특위를 강하게 밀어부칠 계획이었지만, 기자회견 분위기대로라면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

되레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정부ㆍ여당의 협공에 역공을 당할 수도 있는 점에서 새정치연합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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