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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이호철]부산국제금융센터가 성공하려면…
세계는 해외자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 자본이 들어와야 경제가 살고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자본유치에 중추 역할을 하는 것이 국제금융센터이다. 이 때문에 각국은 금융허브를 꿈꾸며 국제금융센터를 앞 다투어 건립하고 있다.

그러나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갖은 금융 중심지 런던과 뉴욕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2000년대 이후, 성공한 곳은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정도에 불과하다. 2004년 아랍에미리트 연방에 속하는 두바이는 약 13만6000평의 부지에 금융자유지역으로 국제금융센터를 세워 성공신화를 일구었다. 그러면 두바이의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첫째는 제도와 규제의 과감한 국제화다. 세계를 상대로 금융업을 하려면 투명한 법제도와 낮은 규제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두바이는 2004년, 헌법 자체를 개정했다. 헌법121조에 국가권력이 적용되지 않는 금융자유지역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연방 민·상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대신에 이곳에만 적용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국제기준의 회사법, 증권법, 고용법, 파산법 등을, 그것도 영어로 제정하고, 별도의 재판소, 행정청, 금융감독기구를 설치했다.

둘째는 선도 금융기관의 전략적 배치다. 자본시장인 거래소를 중심으로 투자은행, 자산운용사, 법률회사, 회계법인 등 거대한 금융생태계가 이뤄지도록 했다. 센터내 위치한 두바이거래소는 2005년 산하에 외화표시 증권거래소인 두바이국제금융거래소(DIFX)를 설립하고, 여기에 미국 양대 거래소의 하나인 나스닥을 끌어들여 나스닥두바이를 만들었다. 나스닥의 브랜드와 정보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두바이거래소는 북유럽거래소인 OMX를 사들여 나스닥과 지분을 맞교환하는 협상을 벌였다.

한편 이곳에 위치한 오만산 원유 선물을 거래하는 두바이상업거래소(DME)는 2012년 세계 최대의 파생상품거래소인 CME를 끌어들이기 위해 과감히 지분 50%를 넘겼다. 세계 원유의 상당량이 중동에서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계 원유의 기준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와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에 의존하고 있다. 두바이는 파생 세계 1위인 CME의 힘을 빌려 오만산 원유를 또 하나의 가격 기준으로 만들기 위해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셋째는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파격적인 인센티브이다. 입주 기업에 대해 50년간 소득세 완전면제, 100% 외국인 소유, 이익금의 무제한 송금 등을 허용했다. 또 편리한 교통, 통신망을 갖추고, 주변에 호텔, 상가, 식당, 학교 등의 우수한 편의시설도 완비하였다.

그 결과, 두바이는 불과 10년 만에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의 유명 금융기관이 운집한 중동의 금융허브로 당당히 등극했다. 현재 이곳에는 1000여개의 금융 유관 기업들에 1만5000여명의 인재들이 모여 외자유치를 위해 땀 흘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 여의도에 이어 지난해 부산 문현동에 63층 규모의 웅장한 국제금융센터를 완공했다. 우리가 진정한 국제 금융허브를 꿈꾼다면 두바이 사례를 교훈삼아 혁신적인 사고 전환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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