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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사외이사는 ‘거수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주요 대기업들의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거수기’로 전락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사외이사들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사회 의결에서 반대 의견을 한차례도 내지 않았다. 이 기간 이사회는 모두 37차례 열렸으며 152개 안건 모두 가결됐다. 사외이사의 반대 의견은 없었다.

대한항공의 한 사외이사 연임 기간은 14년 6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사외이사는 대한항공과 거래가 있는 법률사무소 출신이며 대한항공 계열 대학의 교수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땅콩 회항’ 사건으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고 비판해야 할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단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현대차 그룹 역시 사외이사들이 수년간 찬성일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 43차례 이사회에서 139개 안건 모두 가결됐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한전부지를 감정가의 3배에 달하는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으며 주주이익을 훼손했단 비판을 받았다.

총수가 처벌을 받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SK와 CJ, 그룹이 해체된 동양, STX, 웅진홀딩스 등도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와 CLSA증권이 발표한 지난해 아시아 주요국 기업지배구조 건전성 순위에서 한국은 평가 대상 11개국 중 8위였다. 홍콩, 싱가포르, 일본은 물론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에도 못 미쳤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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