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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업체 돈 빌려 은행빚 갚는다…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의 슬픈 자화상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은행빚을 갚지못해 30~40% 수준의 고금리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서민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400억원의 신규 대출이 이같은 ‘고육지책’으로 발생했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산 100억원 이상 80개 대형 대부업체가 지난해 상반기 신규로 대출한 금액 1조9640억원 중 1396억원이 ‘타 대출 상환’ 목적의 자금이었다. 전체 신규대출의 7.1%가 다른 금융사에서 빌린 대출을 갚는 목적으로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라는 의미다.

대부업체가 시중은행이나 제2금융권보다 고금리를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급불능이나 신용불량에 빠지기 일보 직전에 놓인 서민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대부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대출이 최저 연 3% 초반까지 근접하는 데 비해 대부업체의 대출금리는 평균 30.8%, 최고 34.9%로 10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대출 돌려막기 과정은 통상 1년 이내 단기간에 끝나지 않으면 개인 파산 등 상황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대부업체의 고객 중 1년 미만 고객은 51.7%로 1년 이상 고객 비중인 48.3%보다 높다. 금리가 워낙 높다 보니 1년 이내에 원리금 상환을 마치지 않으면 점점 더 상환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타 대출 상환 목적으로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 중에서는 회사원(1089억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영업자는 186억원, 학생ㆍ주부도 94억원을 빌려 다른 빚을 갚는데 썼다.

특히 대부업체들이 학생이나 주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공략 강도를 높이면서 이들에 대한 대출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대부업체의 학생ㆍ주부 대상 신규 대출액은 1585억원으로 2011년 6월말 기준 1697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6개월마다 진행하는 대부업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학생ㆍ주부 대상 대출액 중 2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비싼 학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학생이나 정기적 수입이 없어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운 주부들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대부업체에 손을 벌리기 쉽기 때문. 대부업체들이 최근 케이블TV 광고 등을 통해 여성 전용 대출을 적극 홍보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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