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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공사→서울주택공사’로 개명 왜?
도시개발공사에서 3번째 변경
‘SH’ 오세훈 前시장 이니셜 연상…박원순표 주택정책 추진 의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영문 이니셜을 연상케하는 에스에이치(SH)공사의 사명이 ‘서울주택공사’로 바뀐다. SH공사 사명 변경은 이번이 세번째로, 도시개발공사에서 바뀐 지 11년만에 또다시 이름이 바뀌는 셈이다. 민선 6기 집권 2년차를 맞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 전 시장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주택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회는 SH공사 사명을 서울주택공사로 개명하는 내용의 ‘서울시 에스에이치(SH)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6일 밝혔다. 시의회는 오는 12일까지 서민, 우편, 인터넷 등으로 시민 의견을 받고 있다.

▶SH공사, 시장 연임 보증수표=SH공사의 사명 변경은 1989년 2월 ‘서울시 도시개발공사’로 설립된 뒤 이번이 세번째다. 서울시는 2004년 3월 이명박 시장시절 현재 SH공사로 이름을 바꿨다. SH공사가 시민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오세훈 전 시장이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부터다.

특히 시프트가 서울 시민의 주택난을 해소하는데 기여하면서 오 전 시장이 재선하는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당시 SH공사와 시프트의 ‘SH’가 오 전 시장의 영문 이니셜을 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SH공사는 박원순 체제에서도 서민 주택 안정에 기여하는 등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박 시장의 대표 공약인 임대주택 8만호 공급과 서울시 부채 줄이기를 무난히 이행하면서 재선에 큰 공을 세웠다.

박 시장 역시 자신의 주택분야 ‘과외교사’인 변창흠 세종대학교 교수를 SH공사 사장에 앉히면서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SH공사는 박 시장 집권 2기에서도 임대주택 8만호 추가 공급에 매진하고 있다.

▶“SH공사, 회사 명칭으로 부적절”=서울주택공사로 개명을 추진 중인 서울시의회는 SH공사가 회사 명칭으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의회에 따르면 SH공사는 영문인 ‘Seoul Housing’의 머리글자를 한글로 표기한 것으로, 공사의 업무와 역할, 비전을 알리는데 부족하는 지적이다.

오히려 SH는 기업의 이미지(CI)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기업 로고나 상징 마크의 개념으로서 회사의 명칭과 다른 영역이라고 시의회는 설명했다.

개정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현기 시의원은 “행정업무에 있어서도 에스에이치는 ‘일반화되지 않은 약어’에 해당된다”면서 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의회는 이에 따라 조례명과 회사명을 공사 기능과 역할에 맞게 서울주택공사로 바꾸고, 조례 이름도 ‘서울시 주택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 조례는 공포한 날부터 즉시 시행토록 해 12일 이후에는 서울주택공사가 공식 기관 명칭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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