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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은 작가가 그리고 스토리는 컬렉터가 만든다”
-안병광 회장과 소장품에 얽힌 이야기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안병광 서울미술관 회장은 “그림은 작가가 그리지만 스토리는 컬렉터인 내가 만든다”고 말했다. 안 회장이 그림값을 뛰게 하는 컬렉터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그림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 있는 삶의 스토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대원 작가의 사과나무 작품을 처음 본 건 10년 전이었어요. 어린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용인에서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다녔는데 학교를 파하면 다 빨개 벗고 책보에 옷을 싸서 냇가로 뛰어가곤 했죠. (웃음)”

안 회장이 소장한 그림들에는 저마다 스토리가 있다. 이대원의 ‘사과나무(캔버스에 유채, 200×500㎝, 2000)’에는 그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 있다. “홀딱 다 벗고” 실컷 뛰어 놀다가 동네 어귀쯤 들어와서는 사과나무, 자두나무 밭이 있는 곳에서 다시 책보를 풀어 옷을 갈아입던, 50년전 깨복쟁이 안병광의 동화같은 이야기가 그림 속에서 아직 살아 있다. 
오치균, 감, 2010 [사진제공=서울미술관]

오치균의 작품 ‘감(캔버스에 아크릴, 160×80.5㎝, 2010)’에도 안 회장이 있다.

“처음에는 저것도 그림인가 싶을 정도로 별로 였어요. (뉴욕에서 그린 인체 시리즈는) 임신한 자기 부인의 누드를 그렸다고 하니, 미친 것 아닌가 생각했었죠. 그런데 그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어요. 마티에르(질감)는 두껍고 색감은 어둡고…. 사북 시리즈처럼 어두운 작품들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내가 살아온 육십 평생의 세월이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을 느꼈죠. 오치균 작품에서 내 인생의 한 구석을 봤던 것 같습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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