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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글로벌 자금 ‘블랙홀’…금융 불안 신흥국 ‘바람 앞의 등불’
美 금리인상땐 각국 투자금 본격 ‘리턴’
강달러 영향 ‘달러 對 유로’ 등가시대
美·日간 금리차 커져 ‘엔캐리’ 확산 전망
러·말레이·터키 등 외환위기 재연 우려



2015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자금 역류의 해’가 될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살포한 달러 회수작업(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신흥국에 흘러들었던 자금이 미국으로 다시 이동할 공산이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돈줄 죄기는 곧 ‘강달러 시대’의 귀환을 의미한다. 신흥국은 달러강세에 따른 자금 유출과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선제적으로 방어해야하는 절체절명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원부국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 제재 강화와 유가하락 속에 올해 세계경제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이 금리를 인상한데 반해 유럽과 일본은 돈을 더 풀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美 9년 만의 금리인상=2015년 최대 화두는 지난 5년간 제로수준이었던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금리동결과 인하 시기까지 포함하면 Fed의 금리인상은 9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Fed가 올해 중반부터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JP모건체이스는 “내년 6월 미국 경제가 3% 내외의 견조한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Fed의 금리인상 시점을 오는 6월로 예측했다.

Fed가 6월 금리인상에 착수할 경우,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차례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연말께 금리가 1%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JP모건 뿐만 아니라 BNP파리바, 도이치방크, 소시에테제네랄, 바클레이 등 굵직한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금리인상 시점을 6월로 점쳤다.

한편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강달러로 인한 달러ㆍ유로 등가시대를 예견했다. 2002년 이래 줄곧 유로화는 달러보다 강세를 띠었지만 올해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공포에 빠진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실시해 달러 대(對) 유로가 1대1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日 엔화 130엔대 넘본다=일본 엔화는 올해도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엔/달러 환율 전망은 130엔대가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엔화는 지난해 무려 10엔이상 평가절하됐다.

올해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배경에는 Fed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미일 금리차 확대가 자리한다. 미국은 돈줄을 조이고 일본은 돈을 푸는 엇박자 속에 금리차를 이용한 엔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달러 등 금리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거래)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엔 캐리자금은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여 엔화 약세를 부추긴다. 이 때문에 다이이치생명연구소는 “일본은행(BOJ)이 저유가를 등에 업고 새로운 추가완화를 단행할 경우 달러당 150엔대라는 엔저 가속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엔저는 부작용도 크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는 엔저 훈풍에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렸지만 가계와 민간 소비에는 부담을 줬다. 지난해 소비세 인상(5→8%)은 가계 지출을 더욱 위축시켰다.

또 엔저로 인한 기업수익 상승이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아 관심은 올 봄 임금협상 투쟁인 춘투(春鬪)에 쏠리고 있다. 대기업 노조가 2%의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실현될지가 관건이다. 


▶러시아 휘청 신흥국 금융불안=올해 신흥국은 러시아를 비롯해 금융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신흥국의 달러화 표시 부채는 2013년 초반 6조달러에서 9조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 고수익을 좇는 선진국 투자자들이 신흥국 채권을 앞다퉈 사들인 까닭이다.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취약 5개국(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과 자원수출에 경제를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 말레이시아까지 7개국에 대한 채권 총액은 미국이 보유한 것만 2400억달러(약 264조원)에 달한다. 7개국 국내총생산(GDP) 총액의 3%에 맞먹는 규모다. 영국도 신흥국 채권 3300억달러(약 362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남아공, 터키 등은 금리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 금융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ㆍ영 양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신흥국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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