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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엔低·中에 울고 MK 통큰 베팅에 놀라고…땅콩회항에 ‘甲질’ 난타…한국경제 ‘격랑의 2014’
2014년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안으로는 세월호 사고와 내수침체, 밖으로는 엔저와 중국의 도전 등으로 대내외 환경 모두가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는 이런 현실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분기 8조~10조원이 당연했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눈 깜짝할 새 4조원대까지 줄었다.

조선업계 부동의 글로벌 1위 현대중공업의 조 단위 적자,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KT의 적자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동부그룹의 워크아웃 등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저유가’에 정유사들의 대규모 적자도 더해졌다.

이런 어려움은 활발한 인수ㆍ합병(M&A)으로 이어졌다. 유니온스틸과 동국제강의 합병,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의 새 주인 찾기 등으로 철강업계도 쉴 틈이 없었다.

힘든 여건 속에서 과감한 투자도 돋보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빅5’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으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10조원에 매입하는 ‘통 큰 베팅’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2조원에 삼성의 화학계열사와 방위산업 업체를 인수했다.

SK와 삼성, LG그룹 등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국 각 지역에 혁신센터를 완공, 대중소기업 그리고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사관계 역시 순탄치 않았다. 파업이 연례행사이던 자동차 업체들은 2014년에도 노사 갈등 속에 적지 않은 생산 차질과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으며, 현대중공업의 18년만에 파업 소식도 재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연말 정규직 과보호와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한 정치권의 개입까지 더해지며 노사 관계는 2015년에도 큰 재계 이슈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2, 3세대 경영인들의 퇴진과 3, 4세대 오너의 등장도 뜨거웠다. 재계의 맞형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러운 와병에 서둘러 기업공개와 합병, 매각을 성사시키며 이재용 제제를 준비하고 있다. LG그룹과 한화그룹 등도 후계 그룹을 30대 임원으로 데뷔시켰다. 이 와중 연말에 불거진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갑질 논란’은 재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오너십’과 ‘자질’, 그리고 ‘검증’ 등의 화두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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