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를 품고 있는 성모 마리아 뒤로 황금빛 후광이 비친다. 3차원의 오브제를 주무르던 조각가는 2차원의 캔버스에 영기 넘치는 빛을 옮겨 담았다. 파스텔의 따스하고 풍부한 색감이 포근함을 더한다. 마리아는 종교적인 차원을 넘어서 이 땅의 어머니 모습을 그린 듯 토속적인 느낌이다.
최종태, The Virgin Mary and Christ Child, 종이에 파스텔, 49x37㎝, 1994 [사진제공=가나아트] |
원로 조각가 최종태(82)의 파스텔화 30여점과 채색 나무조각, 브론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에선 고요한 바다 수평선 위로 일몰의 황금빛이 펼쳐져 있다. 안정적인 구도와 감각적인 색채의 조화가 사색과 명상의 시간을 내어 준다.
최종태, 종이에 파스텔, 50x35㎝, 1999 [사진제공=가나아트] |
사랑, 기쁨과 같은 절대적인 가치를 우리는 너무 쉽게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닌지, 원로 작가의 세밑 메시지가 새삼 가슴을 덥힌다. 전시는 2015년 1월 18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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