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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절대평가 도입…향후 수능 체제 변화에 시사점 커
-대학들, 수능 영어 대안을 두고 교육부와 마찰 우려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교육부가 현 중3학년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2018학년도부터 영어 과목의 절대평가를 시행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교육계에 미칠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영역에서 절대평가가 이뤄지면 학생 간 경쟁이 완화되고 영어 사교육비가 경감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수능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에서 탈피하면서 학교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진로 교육이나 창의성 교육이 활성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영어 영역에서 사교육이 감소되는 만큼 수학 등 다른 영역의 사교육이 증가되는 ‘풍선 효과’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내신 대비 사교육을 제외한 고등부 영어 사교육 시장은 위축이 되겠지만, 영어는 중학교에서 끝내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수학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중학교 영어 사교육 시장은 오히려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

또 영어가 대입 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화되면서 교육과정의 편성이 자유로운 일부 고교에서는 영어 교육과정을 현재보다 현저하게 축소하고 수학이나 국어 시간을 늘리는 고교도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18학년도 수능시험 영어가 2015학년도처럼 쉽게 출제되면서 9등급을 도입하고 1등급은 100점 만점에 90점을 적용할 경우를 상정해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을 추정해 보면 영어는 변별력이 거의 없어진다”며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 결국 국어, 수학, 탐구로 선발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학들도 영어에 대한 변별력이 낮아지면서 수능 영어를 대체할 평가도구를 찾으려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논술고사에 영어 지문을 출제하거나 영어 심층면접을 확대하고, 영어 특기자를 부활하고 내신 영어의 가중치를 주는 등 수능 영어를 대체하려고 할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사교육의 증가를 가져와 이를 막으려는 교육 당국과 실시하려는 대학들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간 교육부가 밝혀온 기조대로 학교생활기록부의 중요도가 점점 상승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2017학년도 한국사, 2018학년도 영어를 시작으로 교육당국은 수능 제도의 중장기적인 개선안과 관련해 전과목 절대평가나 자격고사화를 추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제로 영어절대평가의 긍정적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영어 이외의 과목에도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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