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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리포트-홍대 앞] 마약와플·주먹밥…입이 행복한 대학가 맛거리
2000원이 주인공이 되는 곳이 있다. 호주머니엔 2000원밖에 없어도 가슴엔 2000억원 짜리 포부를 품은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거리, 홍대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뒤 지난 4월 정식 데뷔한 남성 듀오 ‘이천원’의 출발지도 홍대다. 멤버 김일도, 김효빈 씨는 홍대에서 처음 길거리 공연으로 2000원을 벌어 팀 이름을 이천원으로 지었다. 2000원이란 누군가의 소박한 관람료가 가수 이천원을 탄생시킨 것이다.

지금도 홍대 거리를 걸으면 훌륭한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춰 세울 만큼의 즐거움을 얻었다면 2000원쯤 선뜻 건넬만 하다.

눈과 귀가 즐거웠다면 이번엔 입이다. 천국이 펼쳐진다. 길거리 음식이 지폐 몇 장 가볍게 꺼낼 정도의 가격인 건 홍대도 마찬가지지만 홍대는 그런 소박한 먹을거리가 찾아오는 목적이 되는 곳이다. 

2000원이면 생크림, 초코크림 등을 얹은 심상찮은 자태의 와플을 맛볼 수 있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건 소시지가 큼지막하게 박힌 핫바다. 2000원짜리 핫바 하나에 배가 불러온다. 길게 선 줄의 정체를 따라가보니 이번엔 와플이다. 와플 하나에 2000원이야 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자태(?)가 심상찮다. 생크림, 초코쿠키 등을 얹은 와플에 이름조차 범상찮은 마약와플도 있다. 그 옆엔 생크림을 넣은 앙증맞은 붕어빵이 6개에 2000원 꼬리표를 달고 손님을 유혹한다. 지갑을 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비주얼과 맛이다. 각종 호떡과 솜사탕, 떡볶이, 닭꼬치 등도 2000원이면 충분하다.

군것질거리에 지쳤다면 2000원으로 한끼 밥도 사먹을 수 있다. 테이크아웃 주먹밥이다. 김치주먹밥이 2000원이다. 몇 백원만 추가하면 참치나 토핑을 추가해 입맛에 맞는 주먹밥을 주문할 수 있다. 이 정도라면 ‘불금’을 즐기기 전 체력 충전은 문제 없을 것 같다.

홍대에 패션을 빼놓을 수 없다. 아쉽게도 2000원으로 패션 감각을 뽐낼 아이템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독특한 디자인의 여성 머리핀 같은 작은 액세서리는 노점을 몇군데 훑어보면 ‘특템’할 수 있다. 두 켤레에 2000원짜리 양말은 가벼운 마음으로 주고받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제격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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