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러시아 관광객 사라진 두바이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두바이 관광의 ‘큰손’ 러시아 관광객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저유가와 서방의 경제 제재로 요동치고 있는 러시아 경제 탓에 겨울마다 두바이를 찾던 러시아 부유층들이 발길을 끊고 있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두바이에서 러시아 관광객을 찾기 어려워졌다면서 이로 인해 두바이의 유통ㆍ관광ㆍ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두바이 관광진흥공사(DCTCM)에 따르면 올들어 10월 말까지 두바이 호텔에 투숙한 러시아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 감소했다. 두바이에 지점 4곳을 보유하고 있는 하야트 인터내셔널 호텔의 경우, 8월 이래 러시아인 투숙객 수가 15% 줄었다.

러시아 관광객들이 두바이를 제일 많이 찾는 기간이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연말부터 1월 초까지인 만큼 감소폭은 향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두바이 주메이라 해변에 즐비하게 들어선 고층 아파트들. 러시아 부유층은 겨울 휴가를 위해 주메이라 해안가에 위치한 고급 부동산을 구매해 별장으로 사용해왔다. [자료=게티이미지]

이 같은 러시아발(發) 한파가 가장 잘 느껴지는 곳은 모피 시장이다. 러시아 관광객들은 두바이의 모피 시장에서 밍크, 흑담비, 어민 털로 된 각종 제품들을 싹쓸이하는 큰손이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루블화가 6월 초 이래 38% 폭락하자, 두바이 모피 시장을 찾는 러시아 관광객도 급감했다. 두바이의 데이라 모피 시장의 한 상인은 블룸버그에 “올해 판매량이 70% 감소했다. 최고 10만달러에 팔리는 모피 코트를 사가는 사람이 올해엔 아무도 없다”면서 “폭풍이 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강력할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두바이 부동산 시장의 열기도 싸늘하게 식고 있다. 서방 제재로 러시아인들이 해외에 돈을 가져가거나 거래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올들어 11월 15일까지 러시아인들의 두바이 부동산 거래액은 20억디르함으로 전년동기 대비 33.3% 감소했다. 러시아 부호들 사이에서 별장으로 관심이 높았던 주메이라 해안가, 팜주메이라 섬의 고급 저택들도 인기가 시들해졌다.

뿐만 아니라 두바이 유통업계의 고통도 심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 관광객들이 두바이에서 쓴 지출액은 지난해보다 10% 줄어들었다. 유로모니터 연구 책임자인 니콜라 코슈틱은 “러시아인들은 손이 크다. 명품 가격이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명품을 주로 산다”면서 “유통업자들이 엄청난 규모의 판매액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두바이 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두바이 경제개발부는 지난 16일 올해 두바이 경제 성장률을 4%로 하향 조정했다. 당초 국제통화기금(IMF)은 두바이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4%포인트 높은 5%로 제시했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의 데이비드 메커뎀 최고경영자(CEO)는 “두바이 전체 소비에서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라면서 “러시아 관광객 감소가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